[뷰파인더 너머] (190) 아이가 전해 준 작지 않은 큰 마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 김정호(강원도민일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오빠에게 독감이 옮아 열이 오르고 힘들어하는 셋째 아이를 간호하며 밤을 새운 아침, 둘째 아이가 잠시 잠이 든 엄마를 깨우며 아이스크림이 그려진 그림 한 장을 건네며 하는 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내가 아침 일찍 일어나 그린 아이스크림이에요.”


자신에게 독감이 옮은 동생을 돌보느라 고생한 엄마에게 주는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이 아닐까. 아이의 순수한 모습에 팔불출 아빠는 아이가 대견스럽다. 문득 눈에 들어온 글 ‘돈 없어도 괜찮아요.’ 무슨 의미일까? 기자인 아빠는 궁금증이 발동해 묻는다.


“왜 돈이 없어도 괜찮아?” 아이는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도 사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눠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웃는다.


팍팍해진 경제적 현실이 삶을 위협하며 소통과 교류를 통한 만족감 등의 감정적 소비도 줄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어렵다는 핑계로 만들어낸 아집이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흑백논리가 가득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만든 것은 아닐까. 요즘의 사회적 현실이 안타깝다.


순수한 맘으로 정성껏 자신의 고마움을 표현한 아이의 이쁜 맘을 칭찬해 주면 되는 것을 기자 아빠는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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