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협 "본부장, 불방 압박하며 원고 난도질... 충격"
시사기획창 '대통령과 우두머리' 제목 수정, '파우치' 발언 삭제 등
KBS기협, 보도위 개최 제안… "편성규약 위반 등 책임 물을 것"
14일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 <대통령과 우두머리> 편을 제작한 기자들이 방송직전까지 이재환 보도시사본부장으로부터 수차례 ‘방송 불가’ 압박과 함께 제목 끝 ‘혐의’ 추가, ‘파우치’ 발언 부분 삭제 등 내용 수정·삭제 지시를 받았다는 게 16일 제작진 성명을 통해 드러났다. 이에 KBS 기자협회는 이날 저녁 성명을 내어 “창 제작진이 폭로한 입장문의 내용을 보면 정말 충격적”이라며 보도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따져 편성규약 위반 등 부당한 사항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BS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무엇보다 놀라운 건 방송 사고를 막고 방송 결방을 막을 책임이 있는 사측이 되려 방송 결방을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사측의 일방적인 수정안을 받아들이도록 한 점”이라며 “특히 이런 일을 직접 진두지휘한 사람이 보도시사본부장이었다는 점은 더욱더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제작진과 책임자 측의 의견 충돌은 종종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총괄책임자로서 사안을 중재하고 합리적인 안을 도출하는 책임이 본부장에게 있다”면서 “하지만 본부장이 앞장서서 제작진에게 의견을 강요하고 수정을 지시하는 일은 과거 엄중했던 시기에도 차마 엄두도 못 내던 일”이라고 했다.
KBS 기자협회는 “본부장이 내린 지시의 내용 역시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를 비판하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려 했던 ‘창’의 원고를 무슨 이유로 난도질한 것인가. 무슨 이유로 원고 수정을 지시한 것인지, 그 이유가 합당한 것인지 심히 의문”이라며 “<대통령과 우두머리> 제작과정에서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도위원회 등을 통해 철저히 따져 물을 것이다. 그 결과 드러난 편성규약 위반 등 부당한 사항에 대해선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BS 기자협회는 보도시사본부 측에 오는 24일 보도위원회 개최를 제안했으나 17일 오전 현재까지 답을 받지 않은 상태다.
앞서 성명을 낸 ‘창’ 기자들은 이재환 본부장 지시에 대해 “명백한 편성 규약 위반”이라며 “구체적인 취재 및 제작 과정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으며, 실무자와 성실하게 협의하고 설명을 하지도 않았고,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해서도 안 된다’는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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