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제411회 이달의 기자상] 조철오 한국경제신문 기자 / 경제보도부문

조철오 한국경제신문 기자.

방위산업 업계 종사자들을 알게 되면서 ‘K방산 날개 꺾는 낡은 규제’ 기획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국산 잠수함 도면 등 기밀이 대만으로 유출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 때였습니다. 저는 방산과 무관한 사건기자입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듯 방산 문외한인 제가 업계 사람들과 사귀면서 안갯속에 감춰진 실체를 조금씩 알 수 있었습니다. 틈날 때마다 다수의 기술 유출자와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결국 실제 유출된 핵심 도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방산 보안 담벼락은 무너져 있었고, 군사 기술은 노출돼 있었습니다.


기술 유출은 힘들게 개발한 기업을 엉망으로 만들고, 산업 생태계를 훼손하는 악질 범죄입니다. 특히 방산은 국방·전쟁·외교 등과 직결돼 있어, 유출 시 돈으로 추정할 수 없는 피해를 봅니다.


올 상반기 ‘잠수함 도면, 해외로 유출’, ‘기업 경영난 때 기술이 샌다’ 등 기사를 두 차례 썼습니다. ‘취재가 틀렸다’란 대외적 공세, 법조인들의 집단 항의 등 예상치 못한 거대한 벽을 마주했습니다. 이 현상은 결국 낡은 규제, 제도의 결함, 정부 실패 등에 있었다는 하나의 결론으로 도달했습니다. 이번 3편의 기획 보도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K방산이 국내 경제를 이끌 주요 축으로 부상한 이 시점에 우린 무너진 담벼락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저는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취재를 통해 진일보한 후속보도를 하겠습니다. 이번 기획은 캡 김대훈 선배가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족한 능력을 보완해 준 김형호 사회부 부국장 등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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