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대구 북구 팔달신시장에서 한 법인이 냉장고 하나만 둔 점포를 운영하며 1년에 115억원 가까운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당시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이 전국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었기에, 우리 지역에서도 관련 의혹이 있다는 점을 알리고 그 실상을 자세히 조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재를 이어간 결과, 사건은 경찰의 ‘수사 거래’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엄중해졌습니다. 이후 구의원 무마 정황 이슈까지 모두 놓치지 않고 보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10월부터는 온누리상품권 이슈가 전국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고, 저희 취재 역시 탄력을 받아 900억원대의 부정유통의 실체와 전문 업자들의 존재까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보도를 통해선 구조적 허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최근 들어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담당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온누리상품권 환전한도 및 구매한도 하향과 처벌조치 강화, 비정상 사용 금지, 지류 상품권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저희의 남은 바람은 한 가지입니다. 누군가 생계를 걸고 하는 일에, 더 이상 편법이나 부정이 횡행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희는 2025년에도 부지런히 발로 뛰겠습니다.
값진 상을 주신 한국기자협회, 언제나 응원 아끼지 않는 매일신문 선·후배 동료들, 저희를 믿고 제보해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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