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체포 직후 영상 메시지를 내어 "이 나라에는 법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내란 수괴(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됐다.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33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1차 체포영장 집행 실패 12일만,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지 6시간여 만이다.

공수처와 경찰은 이날 오전 4시30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오전 5시30분 체포·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영장 집행에 나섰다. 지난 3일 1차 집행 때와 달리 대통령실 경호처가 강하게 막아서지 않으면서 수사팀은 오전 7시30분쯤 1차 저지선을 무난히 통과해 관저 내로 진입했고, 30분여 만인 오전 8시5분엔 3차 저지선까지 도달했다.

별다른 저항이나 충돌 없이 관저 앞마당까지 진입한 수사팀은 오전 8시30분쯤부터 윤 대통령 측과 영장 집행 관련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통령 측의 자진출석 요구에 대해 공수처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며 일축했다.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 측근인 석동현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대통령이 오늘 중 공수처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석 변호사는 이 글에서 “경호처와 경찰간에 물리적 충돌이 생기면 심각한 불상사가 뻔히 예상되므로 대통령으로서 그런 불상사는 막아야 한다는 심정에서 공수처의 이번 수사나 체포시도가 명백히 불법인 줄 알면서도 불가피하게 결단을 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에 의해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15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

그로부터 약 30분이 지난 오전 10시35분경 관저 현관 앞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목격됐다. 마침내 관저 정문을 빠져나온 차량은 한남대로를 따라 곧장 공수처가 있는 과천으로 향했다. 오전 10시53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공수처에 도착했으나, 경호차량이 입구를 막아 시야를 차단해 공수처로 들어서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날 대통령이 출석할 수 있다는 소식에 공수처 정문 앞에 포토라인이 만들어진 참이었다.

체포 직후 윤 대통령은 2분50초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내어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한편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 시간을 기준으로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여부를 검토해 청구해야 한다.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법원이 이를 발부하면 최장 20일 동안 구금해 수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