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네이버, AI 학습에 뉴스 무단활용" 손배소

뉴스데이터 무단 이용 관련, 빅테크 기업 상대 국내언론 첫 소송
방송협 "어떠한 이유로도 저작권 침해 안돼… 순차 소송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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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가 뉴스데이터 무단 활용과 관련해 네이버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방송협회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는 방송사 기사를 생성형 인공지능(AI) 학습에 무단 활용한 네이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언론사가 뉴스데이터 무단 이용과 관련해 빅테크 기업에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 방송 단체인 한국방송협회(회장 방문신)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KBS·MBC·SBS는 방송사 기사를 무단으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 및 ‘하이퍼클로바 X’ 학습에 활용한 기업 네이버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그리고 학습금지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는 네이버에 ‘방송사 뉴스데이터 사용 보상 및 향후 침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거듭 요구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하자 소송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방송협회에 따르면 ‘AI 학습 이용 데이터의 출처와 내용, 데이터 취득 경로 공개 요청’에 대해 네이버는 “학습 데이터의 종류 및 상세 내용은 기업의 중요 자산인 기술 노하우에 해당하여 공개가 어렵다”고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협회는 앞서 지난 2023년 12월 네이버·카카오·구글코리아·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에 ‘회원사(39개 지상파 방송사) 저작물의 AI 학습 이용 관련 요구사항 및 AI 학습 이용 여부 확인 요청 의견서’를 전달했다. 해당 의견서에서 방송협회는 AI 학습에 회원사들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보상 협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사전 허가 없는 AI 학습 이용을 금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네이버의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네이버

방송협회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뉴스콘텐츠는 많은 인적·재정적 자원이 투입된 방송사 자산으로서 인공지능의 품질을 좌우하는 높은 가치의 학습 데이터”라며 “어떠한 경우라도 저작권 침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 소송은 단순히 원고들의 권리 보호의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 전반에서 저널리즘의 독립성과 신뢰성을 지키고 신기술인 생성형 AI의 법적, 윤리적 기준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미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AI 기사 학습에 대한 보상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AI의 학습용 데이터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고, 기술의 발전과 저널리즘의 가치를 조화롭게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협회 회원사 법무팀·지식재산권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방송협회 AI TF의 한 관계자는 보도자료에서 “앞으로도 방송사 뉴스데이터 사용 보상 및 향후 침해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네이버를 시작으로 뉴스데이터를 허가 없이 이용한 빅테크 기업에 순차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강경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 측은 “방송협회에서 제기한 소송은 보도를 통해 확인했을 뿐 아직 소송 내용을 접하지 못한 사항으로 세부 내용 파악 후 필요한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2023년 6월 뉴스 약관을 개정한 뒤부터는 동의 없는 뉴스 데이터 사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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