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중국 기자들이 비밀리에 회동했다며 사실을 왜곡한 발표한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일본 기자들이 주최했고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도 참여해온 정기적 행사를 왜곡해 외신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외신기자들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특정 외신 매체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부당한 의혹 제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기자들은 8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이 대표와 간담회를 열었는데 이튿날 국내 보수 성향 매체와 국민의힘은 이 만남이 비밀 회동이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은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행사는 애초 일본계 외신기자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부 모임’”이라며 “그간 국민의힘을 포함하여 정당 수뇌부 인사와 정·재계 지도자 등 다수의 인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미국과 영국 등 10여개국 언론사가 참석했다. 중국 언론사는 2곳이었다. 스카이데일리는 행사 다음 날인 9일 “이 대표가 미묘한 시기에 중국 기자들과 비밀 회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외신기자들은 기초 취재 없이 “특정 매체의 국적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을 전제”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의 ‘진짜뉴스 발굴단’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관영매체로 사실상 첩보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비밀 회동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담회가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법 위반이라고 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외신기자들은 “국민의힘의 입장 표명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외신의 자유로운 취재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외신기자의 향후 국내 취재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당한 취재 활동을 ‘법률 위반’이라 단언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은 앞서 지난 5일에도 경찰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 중인 민주노총 노조원에게 맞아 혼수 상태에 빠졌다고 발표했다가 문제를 빚었다. 다수 언론은 경찰과 소방 당국을 취재해 불과 몇 시간 만에 허위 의혹이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민주당은 10일 진짜뉴스 발굴단장을 맡고 있는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과 관계자들을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이 고발이 무고에 해당한다며 13일 맞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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