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방송 광고시장 규모는 3조 253억원으로 2023년 대비 10.8%(약 3646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 광고비는 올해 더 줄어들어 온라인 광고비의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9일 발표한 ‘2024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광고시장 총광고비는 17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8%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파리올림픽, AFC 아시안컵 등 2024년에 실시된 국내외 다양한 이벤트가 광고 수요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체 광고시장은 올해도 전년 대비 2.7%의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방송 광고시장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다. 지난해 방송 분야 광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8% 감소하며 홀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온라인 광고비가 10조원을 돌파, 8.2% 성장한 것을 비롯해 신문·잡지(0.7%), 옥외광고(3.1%), 기타광고(0.4%) 등 다룬 분야 광고매출이 모두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방송 광고비는 올해도 전년 대비 2.1%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3조원 선이 무너지고 2조원대로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반면 2025년 온라인 광고비는 전체 광고시장 매출액의 6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방송광고 매출액의 3배가 넘는 수치다.
방송 광고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경기침체와 정치 불안 등의 외적 요인. 박준우 HSAD 미디어센터장은 보고서에서 “2% 초반대의 경제성장률은 2024년 방송광고에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국내 경기 상황에 방송광고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 작성 시점인 지난해 12월 기준 “‘계엄 & 탄핵’이라는 극도의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방송광고 시장은 급격히 냉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 심화 등 미디어 이용 환경 변화가 미치는 영향도 크다. 보고서는 “프라임 시간대(19~21시)를 제외하고 전체 시청시간에서 OTT가 TV의 이용시간을 대부분 넘어서고 있다”며 “지상파나 케이블 입장에서는 TV 스크린 이용시간 확보하기 위한 강력한 경쟁자가 생겼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방송사 제작 콘텐츠와의 경쟁에서 질적·양적 우위를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게 넷플릭스에서 지난해 9월 방영한 ‘흑백요리사’다. 기존에도 OTT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는 꾸준히 있었으나 드라마에 비하면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흑백요리사의 성공으로 OTT 예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파 방송사 SBS가 1월부터 넷플릭스에 자사 예능·드라마를 대거 공급하기 시작한 것도 방송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박준우 센터장은 “실시간 TV 시청보다 OTT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 등을 고려하면 (올해 방송광고) 상황은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정치적 안정을 통한 경제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면, 하반기에는 일정 부분 상반기 감소분을 상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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