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도피설이 제기된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안에서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마이TV는 8일 오전부터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던 중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관저 경내를 돌아보는 모습을 단독 포착했다고 밝혔다.
남성의 모습이 포착된 건 오후 12시53분쯤. 오마이TV에 따르면 이 남성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2차 저지선이었던 삼거리까지 나와 약 7분 동안 주위에 뭔가를 지시하는 듯한 행동을 한 뒤 관저 방향으로 올라갔다.
당시 방송을 진행하던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는 해당 남성의 손짓과 걸음걸이, 방탄가방(추정)을 든 사람이 양옆에 서 있는 듯한 모습 등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맞다고 했고, 이에 동의하는 댓글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이날 공개된 인물이 윤 대통령이라면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 대통령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건 두 번째가 된다. 동아일보는 12월15일 직무 정지 상태의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산책하는 모습을 원거리에서 망원렌즈 카메라로 포착해 다음 날 신문 1면에 보도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체포영장 집행 와중에 관저 내에서 대통령 관용 방탄 차량으로 보이는 차량 두 대가 빠져나가는 모습이 유튜브채널 ‘고양이뉴스’에 의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유튜버는 이날 체포영장이 집행 중인 가운데 관저 내에서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듯한 장면도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관저 안을 항공 촬영한 JTBC, MBC, SBS 등 방송사와 함께 해당 유튜버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후 윤 대통령 도피설은 점차 확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제가 들은 정보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용산을 빠져나와서 제3의 장소에 도피해 있다 이렇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선 도피 사실을 전한 제보자가 군 관계자라고 전하기도 했다. 오동운 공수처장도 도피 가능성 등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의 도피 가능성을 묻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8일 기자들을 만나 도피설은 “악의적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오전 뉴스1에 “윤 대통령은 현재 한남동 관저에 계신 것으로 들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서울서부지방법원은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2차 영장 집행은 “결기를 가지고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