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디어그룹 3사 임직원 여러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을사년의 '을(乙)'은 싹을 틔우는 생명력을, '사(巳)'는 뱀의 지혜와 재생을 상징합니다.
숱한 허들로 점철된 미디어 환경에서 탁월한 집단 지성을 발휘해 대한민국 언론계 중추로 성장한 연합뉴스 미디어그룹과 을사년의 상징은 일맥상통합니다.
십이지신 중 가장 총명하다는 뱀은 환경 적응과 자기 혁신 능력이 뛰어나 몸집이 커지면 허물을 벗고 추워지면 겨울잠을 자는 지혜를 발휘합니다.
퍼펙트스톰이 우리 주변을 강타한 오늘날 뱀의 생존술은 벤치마킹 대상입니다.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혀를 쉼 없이 놀리며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해 먹이를 찾아내는 뱀처럼 우리도 두 발과 머리를 부지런히 움직여 새로운 먹거리를 서둘러 발굴해야 합니다.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잠재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1.9% 수준이고 환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게 치솟았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내수 침체 국면에 더해져 수출마저 고전이 예상됩니다.
우리의 주력 수익원인 광고 시장이 꽁꽁 얼어붙는 ‘비상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콘텐츠 품질 저하와 정부 구독료 삭감 등 여러 악재가 겹쳐 2년 전 19년 만에 첫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영업적자는 이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올해도 빚더미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개연성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백척간두 위기를 극복하려면 조직 곳곳에 만연한 냉소주의와 무사안일 관행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거침없는 혁신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이 빨라져 돈보다 시간이 중요해진 초효율 분초사회에 어울리는 스핀오프 콘텐츠도 개발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연합 미디어그룹 3사가 일치단결한다면 대반전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사분오열된 아테네 폴리스들이 페르시아 100만 대군에 승리하고 고려가 아시아 최강이던 거란군의 3차례 침략을 물리친 비결도 굳건한 결속력이었습니다.
고려는 건국 초기 극심한 알력을 빚던 고구려·백제·신라·발해 후손들이 절체절명의 국난 상황에서 합심으로써 K민족의 정체성을 수립했습니다.
골리앗 송나라와 요나라 사이에서 안보 균형자 역할을 당당하게 수행하는 다윗 반열에도 올랐습니다.
연합뉴스도 1980년 창사 이후 수많은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강철대오를 형성해 더욱 강한 언론사로 거듭났습니다.
이번 위기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임직원 모두 주인의식을 발휘해 똘똘 뭉친다면 어떠한 도전과 시련도 이겨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언론계 향도이자 인프라로서 연합뉴스가 부여받은 공정과 객관 원칙을 확고하게 지키고 보도 경쟁력을 높인다면 위기 탈출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장 공모 당시 F4 전략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뉴스 현장에 가장 먼저(First) 도착해, 가장 빨리(Fast) 보도하되 팩트(Fact)에 충실하고 공정성(Fair)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거짓 선동과 으름장으로 언론 자유와 독립을 위협하는 세력이 활개 치는 정치적 격동기에 F4의 가치는 더욱 커졌습니다.
공정·객관 보도는 트로이전쟁 승리 후 귀환하던 오디세우스 일행의 파멸을 막아준 돛대와 같은 기능을 할 것입니다.
연합뉴스는 언론계 보루이자 요새로서 진리의 횃불을 들어 혼탁한 세상의 부조리를 걷어내는 소임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우수 인력 채용과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연합뉴스 위상과 영향력을 키우고 그에 걸맞게 광고 액수를 대폭 올려야 합니다.
올해는 조직 문화의 환골탈태를 위해 인사평가제를 도입하겠습니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승진과 보직, 특파원, 연수 등 혜택을 엄격하게 차별할 것입니다.
특종 보도로 회사 위상을 높이거나 획기적인 수익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원에게는 파격적인 금전 포상도 할 것입니다.
연합뉴스 미디어그룹은 호모프롬프트 시대에 대비해 취재와 보도, 업무 등에 인공지능(AI)을 폭넓게 활용토록 하겠습니다.
이는 국내 언론계에서 우수한 균질 데이터를 압도적으로 많이 보유한 우리가 ’미디어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연합뉴스 미디어 그룹 3사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수익사업도 마련하겠습니다.
한 지붕 세 가족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국가기간뉴스통신사와 1등 보도전문채널, 독보적 금융정보 미디어로서 각자 장점을 결합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2025년은 45의 제곱수 해라고 합니다. 44의 제곱인 1936년 이후 89년 만에 맞은 제곱수 해입니다.
올해 창사 45주년인 연합뉴스도 연합뉴스TV·연합인포맥스와 더불어 삼각 편대로 이륙한다면 극적인 시너지효과로 난국을 거뜬히 돌파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3사는 올해 더욱 명징하고 더욱 유익한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아시아 1등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합시다.
새해에 연합뉴스 미디어 그룹의 모든 구성원과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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