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재무구조…경향, 낡은 관행 벗고 조직개선"

[2025 신년사] 김석종 경향신문 대표이사

김석종 경향신문 대표이사.

경향신문 가족 여러분,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시작과 변화를 의미하는 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입니다. 내란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무안공항 여객기 대형 참사의 고통 속에서 새해를 맞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도 무겁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의 길을 찾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새 질서가 태동하는 급변기는 유례없는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열리는 도전적인 시기이기도 했음을 떠올려봅니다. 다만 필요한 것은 열린 지성과 담대한 태도, 조직에 대한 헌신일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모두 힘을 합쳐 내실을 다졌으며, 위기를 헤쳐나갈 충분한 역량을 확인했습니다. 재무구조는 1998년 사원주주제로 전환한 이래 가장 탄탄합니다. 흑자경영 기조가 수 년째 이어진 덕분에 현금 보유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부진에도 광고 매출에서 높은 실적을 거뒀습니다. 온라인 부문과 미술전을 비롯한 문화사업 분야에서도 매출이 크게 뛰면서 신사업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디지털이 우리의 DNA로 융합되면서 온라인 콘텐츠는 페이지뷰를 비롯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향상 또한 이뤄내는 중입니다. 탄핵정국에 경향신문이 만든 호외와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는 시민들이 으뜸으로 꼽았습니다.

이처럼 우수한 저널리즘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사는 임금과 복지 개선에도 힘썼습니다. 2024년 임금인상은 주요 언론사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달 중에는 성과급도 지급할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충분히 보상받는 문화를 함께 일궈나가는 중입니다.

경향신문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언론사로서, 과거의 성취에 안주해서는 안 되는 책임이 있습니다. 국가 위기에 직면한 지금, 올바른 저널리즘으로 국가공동체의 방향을 이끄는 우리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직무유기라 할 것입니다. 올해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개혁과 개편을 추진해야 할 이유입니다.

우선, 콘텐츠 제작 부문은 유기적이고 신속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겠습니다. 책임과 권한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명운이 걸린 시기입니다. 진영을 넘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저널리즘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나’가 아닌 ‘팀’이 이기는 젊은 조직으로 만듭시다.

계속해서 디지털 중심으로 인력과 콘텐츠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도 모색하겠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는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입니다.

경영 부문도 디지털 전환기에 최적화되도록 혁신하겠습니다. 지난해 ERP(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경영 선진화의 초석을 놓은 데 이어, 올해에는 비효율적 관리 체제를 보완하고 강화하기 위해 경영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낡은 조직과 문화의 관성을 벗고 지속 가능한 효율적 경영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원주주회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스스로 엄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재 선발 및 양성도 개선하겠습니다. 공채 및 경력 채용 과정을 선진화하겠습니다. 건강한 성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인사평가 제도를 개선해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문화를 보완하겠습니다. 사내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신규 도입하겠습니다. 건강하게 소통하는 조직을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려 합니다. 더불어 사내 노동환경 등 미래 생산성 향상에 꼭 필요한 개선에는 투자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올해 국내외 정치와 경제환경이 예년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한 해 경영의 복합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갑시다. 뉴스 콘텐츠를 강화하고, 각자 맡은 직무에서 매일매일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극복하며 작은 승리를 거두도록 합시다.

그렇게 한 달의 승리, 일 년의 승리를 모아 우리의 승리로 만듭시다. 내년이면 창간 80주년을 맞는 경향신문은 곧 우리의 자긍심입니다. 우리 모두 ‘경향 100년’을 향한 분발을 다짐할 때입니다. 대전환의 시대, 한국 사회의 어젠다를 주도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언론을 함께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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