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탄생 60주년, 마켓리더 큰 꿈 이루자"

[2025 신년사]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 /중앙그룹 제공

중앙그룹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입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지혜와 영생의 상징으로 알려진 뱀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동물입니다. 자기 몸이 커지면 허물을 벗고, 날이 추워지면 겨울잠을 자며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오늘날, 뱀의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돌아보면 어느 한 해 순탄한 적이 있었나 싶지만, 지난해는 유독 엄혹하고 매서웠습니다. 설상가상으로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소용돌이가 몰아치며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새해를 맞게 됐습니다. 우리 중앙그룹은 이럴 때일수록 나라와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친 진영의 주장을 배척하고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의 바른 길을 걸어야겠습니다.

우리 경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 속에 수출과 내수의 부진이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탄핵 정국과 맞물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레저업계의 고통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척박한 사막에 꽃이 피듯, 녹록지 않은 상황에도 우리 그룹 계열사 곳곳에서 희망의 신호들이 감지됩니다. 턴어라운드를 이루거나 의미있는 결실을 거둔 곳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브랜드군(중앙일보)은 2008년 이후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한 분야만 약진한 것이 아니라 콘텐트, 광고, 인쇄∙판매 등 뉴스브랜드군의 모든 부문이 제 역할을 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 값진 성적입니다. 특히 디지털 유료 구독 등 새로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큰 수확입니다.

스테이션군(JTBC)은 보도의 영향력이 살아나며 신뢰받는 방송사로서의 위상을 회복했습니다. 지난 여름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을 시작으로 ‘도이치 주가조작’ ‘명태균 게이트’ ‘계엄령과 탄핵 정국’ 등 강한 보도로 시청률 급등을 이끌어냈습니다. ‘뉴스룸’은 2019년 이후 5년 만에 시청률 최고치를 기록하며 드디어 부활의 날개를 달았습니다.

스튜디오군(SLL)은 드라마 산업의 침체와 OTT 시장 부진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SLL과 국내 레이블의 동반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황야’ ‘기생수: 더 그레이’ ‘무도실무관’ 등 총 11개 콘텐트가 글로벌 톱 10, 국내 톱 5에 진입하며 국내 스튜디오 중 실적 1위에 올랐습니다. ‘흑백요리사’와 ‘프로젝트 7’ 등 예능∙음악 IP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IP 사업 다각화와 수익 구조 다변화를 실현했습니다.

공간사업군(메가박스)은 영화산업의 회복이 늦어지는 가운데서도 플러스엠이 영화 ‘범죄도시4’로 관객 1150만 명을 동원하며 국내 빅1 투자배급사의 지위를 굳혔습니다. 플레이타임은 베트남과 몽골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잠재력 있는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레저군(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은 이번 겨울 스키 시즌권 판매량이 지난 시즌보다 15% 늘었습니다. 특히 대학생을 겨냥한 시즌권의 판매량이 7% 늘며 ‘미래세대에게 인정받는 리조트’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수요에 따라 리소스를 탄력적으로 관리하는 ‘네오스탠다드’ 시스템을 도입해 저성장 시장에 대응하는 손익 구조를 확립했습니다.

럭셔리앤드라이프스타일군(HLL)은 디지털 미디어업계 선두주자 아이즈와 조인트벤처 아이즈중앙을 설립해 매거진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냈습니다. IP 사업 흑자 전환과 함께, ‘골든디스크어워즈’ ‘백상예술대상’ 등 강력한 콘텐트를 확보한 엔터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얻었습니다.

스포츠비즈니스군(JTBC플러스)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2030년 100주년 월드컵 등 FIFA 월드컵 국내 독점 중계권을 획득했습니다. 앞서 2026년부터 2032년 개최하는 올림픽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데 이은 쾌거입니다.

이 모든 결과가 중앙 가족 여러분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중앙그룹 임직원 여러분,
“우리만 이렇게 힘들어?”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드는 요즘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시련은 우리만 아닌 모든 기업에게 닥친 일입니다. 지난해 한 조사에서 국내 대기업 10곳 중 7곳이 2025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아예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원인은 불확실성입니다. 국가이건, 기업이건 불확실성이 커지면 선택해야 할 상황에서 몸을 움츠리고 주저하게 됩니다. 이런 불확실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그룹은 이미 작년부터 현장의 판단에 더 귀를 기울이고, 더욱 민첩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움직이기 위해 변화를 꾀해 왔습니다. 각 경영진에게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설파했고, 인사에도 이를 반영했습니다. 이제 톱다운∙옥상옥 방식 커뮤니케이션의 거품은 걷어내고 그 자리를 자율과 책임으로 채우겠습니다.

앞으로 각 계열사는 모든 경영 활동에 있어 지금까지 보다 더 많은 자율과 판단의 권한을 갖게 될 것입니다. 본사는 계열사들의 현재 실적을 관리하는 역할을 최소화하고,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고도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 및 재무구조 개선에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것입니다. 이는 각 사업군 내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현장에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기획∙지원조직은 사후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마켓리더’의 큰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서입니다.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대에 조직의 ‘대사(代謝∙Metabolism) 속도’를 높이고, 현장에서의 정확한 판단이 일상화되어야 우리는 파고를 넘어 새로운 기회와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각 계열사가 2025년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창간 60주년을 맞는 중앙일보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도약하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합니다. 공정하고 균형있는 보도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주기의 공정이 복합적으로 돌아가는 편집국, AI 기술과 콘텐트 경쟁력이 기반이 된 새로운 비즈니스, 그리고 신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의 극대화를 이뤄내길 바랍니다.

JTBC는 지난해 반등의 불씨를 기반으로 올해는 기세를 몰아 다시 차고 날아올라야 합니다. 동력을 되찾은 보도는 물론이고, 드라마와 예능도 명가의 자존심을 탈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주십시오. 톱 채널을 압도할 경쟁력은 보도∙드라마∙예능 삼각 편대의 탄탄한 포트폴리오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SLL은 IPO까지 몇 계단 남지 않았습니다. 첫 단추만큼 중요한 것이 마지막 단추입니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를 목표로 신규 IP 사업을 육성하고, 드라마∙영화를 넘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기 바랍니다.

메가박스는 극장 비즈니스 본연의 내실을 다지고 손익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주십시오. 플러스엠은 자체 제작 역량을 제고해 영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튜디오 체제를 완성해주기 바랍니다. 플레이타임은 키즈 콘텐트∙플랫폼 사업자로서 국내외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모멘텀을 마련해야 합니다.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는 해외 여행객 증가와 경기 침체의 이중고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No.1 사계절 프리미엄 리조트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고객과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적 사업 확장으로 매출 신장과 흑자 구조를 달성해주기 바랍니다.

HLL은 매거진과 스튜디오닷 등 전 부문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사업 체계를 만드는데 힘을 모아주십시오. 라이선스가 아닌 자체 IP 디지털 매거진을 육성해, 기존 디지털 미디어가 감히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JTBC플러스는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주기 바랍니다. 당장 올해 9월 열리는 2025 FIFA U-20 월드컵을 시작으로 올림픽∙월드컵 지구촌 양대 스포츠 이벤트의 국내 독점 중계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그동안 경험한 적 없는 기술과 본 적 없는 시선을 갖춘 중계를 시청자에게 선사합시다.

중앙 가족 여러분,
올해 중앙그룹은 창립 60주년을 맞이합니다. 지난 60년 간 우리는 미디어를 넘어 영화와 드라마, 공간사업과 레저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 미디어 콘텐트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민주주의의 파수꾼, 미디어 혁신의 길잡이, K컬쳐의 게임 체인저. 모두 우리 선배들과 제 앞의 여러분이 일궈낸 역사입니다.

저는 여러분께 여러 차례 “중앙그룹이 탄생 60주년을 맞는 2025년, 마켓리더의 큰 꿈을 이루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의 큰 꿈 앞에 그동안 쌓아 올린 회사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명성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입니다. 중앙그룹의 비전을 시장과 고객에게 인정받고 계속기업으로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함께 다음 60년을 내다볼 수 있습니다.

‘가지 않은 길’을 쓴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피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뚫고 가는 것이다.” 저와 여러분 모두 위기에 강한 우리의 60년 DNA를 믿고, 생존을 넘어 번영을 이루는 중앙그룹을 이룩해냅시다.

새해 중앙그룹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평안과 건강이 가득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1월 2일
중앙그룹 부회장 홍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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