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사랑하는 전국의 MBC 가족 여러분, 새해 인사에 앞서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유가족들께 마음을 담아 위로를 드립니다.
2025년입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기원이 됐다는 1905년 을사년으로부터 120년이 흘렀습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입니다. <무한도전>이 첫 방송을 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굳은 각오와 도약의 다짐이 필요한 한해입니다.
지난해 미증유의 도전에 직면했던 우리로서는 2025년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군홧발에 짓밟히는 참담한 현실을 목도했습니다. 말로는 역사와 국민을 외치면서 자기의 사익만 지키면 그만인, 권력자들의 뒤틀린 탐욕도 목격했습니다.
MBC는 지난해 모든 조사에서 예외 없이 ‘신뢰도 1위’라는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의 한마음은 ‘MBC 특보’와 ‘뉴스데스크’, ‘PD수첩’의 시청률은 물론 라디오프로그램의 청취율에서도 압도적인 ‘1위’로 발현 됐습니다. 이처럼 MBC는 국민들로부터 강력한 지지와 성원을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자긍심도 커진 지금, 계엄의 밤 장갑차를 막아선 얼굴도 모르는 바로 그 국민들이 MBC를 지키고 지탱하는 주역이고 공영방송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어렵게 이뤄낸 국민적 믿음의 기반 위에서 올해 ‘MBC 르네상스’의 기틀을 완성하는 데 온힘을 쏟아야 합니다.
안팎의 파고는 거셀 것입니다. 고환율, 고물가, 내수 부진의 삼중고로 상황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곧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이익 중심을 외치고 있고, ‘대통령 파면’의 길목에서 여러 불확실성도 예상됩니다.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MBC 재도약의 중대한 전환점에서 2025년 우리는 무한도전을 향한 닻을 올려야 합니다.
먼저 세계 최고를 지향하는 콘텐츠 회사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현실적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생산구조’와 ‘유통구조’의 뼈를 깎는 혁신 없이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공영방송 MBC의 생존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의 성장 구조를 3년 임기 내 완료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시작한 시도들은 어느 정도 결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많은 관심 속에 출범한 ‘MOst267’은 작년 말 50억 규모의 그룹사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명실상부 본사를 넘어 MBC 그룹사의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는 전략적 투자 유치 등 시장의 우수한 사업자와 파트너십 확장에 본사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이를 토대로 ‘MOst267’은 K콘텐츠의 꺼지지 않는 공장이자, MBC 그룹의 소중한 자산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될 것입니다.
콘텐츠 경쟁력 여하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출렁이는 것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수익을 ‘구조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다수의 사업자와 1년이 넘는 험난한 협상 끝에, 본사의 제작 자율성을 확보하면서도 유통수익을 안정적으로 증대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계약상의 비밀유지의무로 상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통합 OTT’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정 사업자에 귀속되는 상황보다 더 나은 조건의 유통수익을 확보하여, 올 하반기부터는 3년간 본사 수익이 2024년 대비 연간 400억 이상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 가운데 디즈니플러스와는 규모 있는 드라마 공급 계약을 체결해 더 많은 지구촌 시청자들이 MBC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사가 글로벌 OTT와 체결하는 첫 장기 드라마 공급 계약으로 MBC가 글로벌 미디어 그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성공의 이력이 또 다른 성장의 불꽃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겠습니다.
2년 전 취임 이후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던 세계시장 진출도 올해는 반드시 열매를 맺도록 하겠습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참여하는 엔터, 뷰티, 패션, 푸드 등 ‘한류의 백화점’ PROJECT-K 사업은 곧 가시적 성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MBC 그룹의 힘을 하나로 모으겠습니다. 전국 16개 계열사와 관계사, 전략 자회사가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운동장을 넓히겠습니다. 지역사는 네트워크 연합에서 콘텐츠 연합으로 전환하고, 16개 사의 우수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전국 단위로 편성해 공생의 창을 활짝 열겠습니다.
존경하는 직원 여러분, 최종 정산이 진행 중이지만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2024년에도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는 사실을 이 자리에서 처음 보고드립니다. 5년 연속 흑자 행진입니다. 대규모 적자를 낸 다른 지상파 방송사와 확연히 비교되는 경영실적을 달성한 건 직원 여러분 모두의 열정과 노고 덕분입니다. 올해 6년 연속 흑자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정권의 실패가 대한민국의 좌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다시 세우는 여정에 MBC가 함께 해야 합니다. 시청자들의 절대적 응원과 성원을 받고 있는 MBC 직원으로서 공영방송의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흐트러짐 없이 이행해야 하는 건 거역할 수 없는 우리의 사명입니다.
늘 그랬지만 올해도 많은 도전과 시련이 장애물처럼 우리 앞을 가로막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옳음과 그름, 민주와 독재, 궤변과 정론의 갈림길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뜻을 모아 바른길을 향해 정진한 DNA가 있습니다. MBC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로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이 있습니다. MBC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앞장서 개척해 내는 힘이 있습니다. 늘 그래왔습니다.
지난 12월3일 밤, 엄습하는 두려움 속에서도 회사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 작은 힘을 더하기 위해 상암으로, 여의도로, 또 다른 현장으로 달려간 기자, PD, 직원 여러분의 굳은 의지가 바로 MBC의 힘의 원천입니다. MBC 구성원의 자발적인 사명감과 책임감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늘 빛났습니다.
국민의 절대적 신뢰, 그 탄탄한 반석 위에서 2025년을 MBC의 르네상스 원년으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뜻과 힘을 모아주십시오. 언제나 정의의 길에 힘을 보태는 늠름한 MBC의 힘찬 발걸음을 여러분과 함께 내딛겠습니다.
올 한 해 MBC 가족 여러분 가정에 활력이 넘치고 사랑과 희망이 샘솟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25년1월2일
(주)문화방송 대표이사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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