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박윤슬(문화일보), 이솔(한국경제신문), 고운호(조선일보), 박형기(동아일보), 이현덕(영남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그날, 종각역 사거리를 지날 때 속도표시기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덧 쌓인 경험과 나이, 하지만 친구들은 저 멀리 더 앞서 달려가는 것 같은데, 나는 이대로 괜찮은 걸까? 속도표시기는 나에게 물었다. “넌 지금의 속도로 괜찮니?”
삶은 종종 우리를 비교 속에 가둔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듯이 뉴욕이 캘리포니아보다 3시간 빠르다고 해서 뉴욕이 앞선 것도, 캘리포니아가 뒤처진 것도 아니다. 어떤 이는 22세에 시작하고, 또 다른 이는 50세에 새 출발한다. 삶은 속도를 겨루는 경주가 아니다. 모두가 각자의 시간대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을 뿐이다.
2025년 새해에는 비교를 멈추고 나만의 속도를 찾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속도표시기의 웃음처럼 모두 밝고 따뜻한 새해를 만들어 나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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