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간부들이 류희림 위원장과 충돌하며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회가 새해 방심위 예산을 크게 삭감했지만 류 위원장이 자신과 상임위원 등의 임금은 보전하겠다고 하면서다.
30일 방심위 기획조정실장과 방송심의국장, 통신심의국장 등 실국장 6명이 보직 사퇴를 표했다. 류 위원장의 측근인 박종현 감사실장과 장경식 국제협력단장은 일괄 사퇴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들의 사퇴는 류 위원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부대의견을 따르지 않기로 한 때문으로 전해졌다. 국회 과방위는 11월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면서 위원장과 상임위원 두 명, 사무총장 등 4명의 인건비를 2억 4000여만원 삭감하라고 부대의견을 달았다.
하지만 이 부대의견은 예산안이 12월10일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빠졌다. 반드시 따라야 하는 상황은 아니게 됐다. 이에 류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와 예산 운영 방안을 논의하면서 연봉 삭감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자 실국장들이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편파, 정치심의를 반복한 방심위 기능을 정지시켜야 한다며 예산을 삭감했다. 삭감 규모는 내년도 방심위 예산안의 10%인 36억 9000여만원이다. 방송심의 활동비 19억여원 외에도 고정 경비인 경상비가 16억여원 줄어 타격이 크다.
이 때문에 방심위는 서울시 양천구의 임대 사무실 5개 층 가운데 2개 층을 철수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예산 삭감을 초래한 장본인이 류 위원장이라며 반발하고 류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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