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대하는 광주전남 지역언론의 시선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희생자 대부분이 광주전남에 살고, 가족·친지가 한꺼번에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례가 두드러지며 유족은 물론 지역민의 깊은 슬픔을 온전히 보도할 수 없어서다. 특히 취재 현장에서 동고동락해 온 동료 기자와 PD가 유명을 달리해 더더욱 마음이 무겁다.
광주전남 지역언론은 특별취재팀을 꾸려 치열하게 취재하면서 신문 1면과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추모글을 싣고, 사고 관련 뉴스 사진을 흑백으로 처리해 애도하고 있다. 광주매일신문, 남도일보, 광주일보, 무등일보, 전남일보는 12월30일자 1면에, 광남일보는 31일자 1면에 임직원 명의로 추모 메시지를 냈다. KBS광주방송총국, 광주MBC, 목포MBC, kbc광주방송도 홈페이지 메인화면 상단이나 팝업 형태로 유가족을 위로하는 글을 올렸다.
전남일보는 30일자 1면 아래 광고란에 올린 글에서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삶을 기리며 이번 참사가 남긴 상처를 함께 공감하고 어려운 시간을 견뎌내시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무등일보는 31일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사고 관련 뉴스 사진을 흑백으로 싣고 있다.
광주매일신문과 무등일보, 광주일보 등은 9~11명 규모로 특별취재팀을 꾸려 무안공항,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등 현장에 파견했다. 취재팀은 한국기자협회 ‘재난보도준칙’을 공유하며 신중하게 취재에 임하고 있다. 구길용 뉴시스광주전남취재본부장은 “기자들 스스로 무리한 취재는 지양하고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하며 취재하고 있다”면서 “유족을 배려해 취재하고, 용어 선택이나 제목을 달 때도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는 30일 애도문을 내어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고, 구조적 문제를 짚어 향후 추가 참상을 막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며, 희생자에 대한 예우임을 다시 한번 새긴다”고 했다. 협회는 언론사와 제작 책임자에게 속보 경쟁에 치우쳐 무리한 취재나 제작 요구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편 KBS광주방송총국과 목포MBC는 유명을 달리한 동료를 기리기 위해 회사 건물에 각각 임시 분향소와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두 회사는 무안공항에 직원들을 보내 유족들과 장례 절차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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