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 TV매장에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불시착 관련 사고 뉴스가 틀어져 있다. 이날 오전 9시7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외벽을 들이받았다. /뉴시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폭발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승무원 포함 181명의 탑승객 중 구조된 승객은 오후 3시18분 기준 2명뿐이며, 나머지 탑승객은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휴일 아침 전해진 비극적인 참사 소식에 방송사들은 일제히 긴급뉴스특보를 편성해 사고 발생 소식과 사고 원인, 희생자 수습 과정 등을 보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송기자연합회와 한국영상기자협회는 29일 오후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 취재·보도 유의사항’을 긴급 발표했다. 두 단체는 먼저 “안타까운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면서 “참혹한 사고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심정도 무거우리라 생각하면서도 재난 보도에서 간과될 수 있는 피해자와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감안해 몇 가지 권고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먼저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참혹한 장면, 이를테면 폭발 장면이나 사망자의 시신 또는 그 일부, 부상자의 초상이 노출되거나 반복 사용되지 않도록 현장 기자들과 영상편집자, 보도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조치”를 권고했다. “정확한 보도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본인과 가족, 시청자들의 심리적 충격과 트라우마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어 “취재 시 사고 수습, 피해자 구조, 이송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면서 “특히, 무리한 접근, 취재진 간의 과열경쟁을 피하도록 하며,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풀 취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자극적 표현을 기사나 제목에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하기를 권고”하며 “사실감과 현장감을 살리려다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참사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자협회도 긴급 공지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면서 취재·보도 과정에서 재난보도준칙을 참고해 줄 것을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신문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신문윤리위원회 등이 공동 제정한 재난보도준칙은 “재난 보도는 사회적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재난 수습에 지장을 주거나 피해자의 명예나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참사에서도 “재난현장 취재는 긴급한 인명구조와 보호, 사후수습 등의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피해자 가족의 오열 등 과도한 감정 표현, 부적절한 신체 노출, 재난 상황의 본질과 관련이 없는 흥미 위주의 보도 등은 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장면의 단순 반복 보도는 지양한다” 등의 조항을 유념할 만하다.

준칙에는 또 “사건 사고의 전체상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단편적이고 단락적인 정보를 보도할 때는 부족하거나 더 확인돼야 할 사실이 무엇인지를 함께 언급함으로써 독자나 시청자가 정보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확인되지 않거나 불확실한 정보는 보도를 자제함으로써 유언비어의 발생이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도 명시돼 있다.

재난보도준칙 전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