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올 한해 최대 뉴스메이커로 뽑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는 물론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비상계엄 선포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면서 올해 신문사들이 꼽은 10대 뉴스 국내와 국제 분야에서 나란히 1위를 꿰찼다.
세밑에 여러 신문사가 각각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국내 분야 1·2위 뉴스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45년 만의 계엄 선포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전혀 상반된 성격의 뉴스가 1·2위를 차지했다.
10·10 ‘한강 노벨상’ 낭보 밀어낸 12·3 불법계엄
그렇다 해도 <노벨상·의대증원·명태균…비상계엄이 모두 삼켰다>는 한겨레 기사 제목처럼 12월3일 밤의 난데없는 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은 모든 이슈를 압도할만한 것이었다. 한겨레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계엄이 아니었다면, 이 소식이 올해 10대 뉴스 1위를 차지하기에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 수상 소식이 전해진 10월10일은 아마 올해 가장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될만했다. 12월3일 전까지는 말이다.
내란사태 와중에 시상식이 열린 스웨덴 현지에서 한강 작가가 전해온 말과 글은 그나마 위안이 되기도 했다. 부산일보는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를 쓴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해에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되는 현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기막힌 일이었다”고 썼다.
이밖에 의정 갈등, ‘딥페이크’ 성범죄 확산, 삼성전자 주가 폭락, 4월 총선 여당 참패, 체육계 부조리 난맥상과 파리올림픽 선전 등이 국내 10대 뉴스에 선정됐다. 9월 ‘가을 폭염’ 등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억될 폭염과 아리셀 화재 참사,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진실 규명, 명태균 게이트 등도 올해 주요 뉴스로 꼽혔다.
‘미국 우선주의’ 어게인… “트럼프 2.0 시대 순탄치 않을 것”
국제 분야에선 트럼프의 귀환이 10대 뉴스 첫 손에 꼽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무색하게 경합주를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뒀다.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트럼프는 집권 2기를 맞아 더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무역(관세)과 이민 장벽을 높이고 피아 없는 거래로 이익을 챙기려 한다. 미국 핵우산 아래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도 영향권”이라며 “주한미군에 돈을 더 써야 할 판”이라고 했다.
한겨레도 “충성파로 내각을 채우려고 하는 트럼프는 과거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의제를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과 함께 치른 의회 선거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된 것도 그에게 무기를 더 쥐여준 꼴”이라며 ‘트럼프 2.0’ 시대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시장 AI 중심 재편, AI 연구자 노벨상 대거 수상도
시대의 화두가 된 생성형 인공지능(AI)도 10대 뉴스에 선정됐다. 서울 신문은 ‘AI 시대’를 꼽으며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한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하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지수에서 전통의 반도체 강자 인텔이 빠진 것은 정보기술(IT) 업계가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AI 연구자들이 노벨상을 대거 수상하기도 했다. 세계일보는 “지난 9월 노벨상위원회가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에 AI 기술을 연구·개발한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역사적 분기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됐다”고 평했다.
부산일보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 소속 오타니 쇼헤이가 올 시즌 MLB 최초로 50홈런-50도루 신기록을 세운 것을 7순위로 꼽기도 했다. 오타니 선수는 개인 기록만 세운 게 아니라 LA다저스로 이적한 첫 시즌에 팀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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