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에... 조선 "巨野 탄핵병", 동아 "한덕수 자초"

초유의 권한대행 탄핵과 '대행의 대행' 체제
신문들 일제히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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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12월28일자 1면 머리기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안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결정족수 요건을 대통령과 같은 재적의원 3분의 2(200석)가 아닌 총리 기준(151석)으로 판단한 결과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 속에 야당 의원들만의 투표와 192표 전원 찬성으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로써 다음 승계권자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게 됐다.

토요일(28일) 발행된 신문들은 이 사상 초유의 ‘권한대행의 대행’ 체제에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권한대행‘마저’ 탄핵한 야당을 비판하는 신문도 있었다.

조선 “최상목, 이주호도 야당 ‘탄핵 단두대’ 앞에”

조선일보는 1면 <巨野 29번째 탄핵 폭주…韓대행도 직무 정지됐다>란 제목의 머리기사를 싣고 “민주당은 최상목 권한대행도 헌법재판관 임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무한 탄핵’으로 인한 국정 마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3면 기사에선 국무위원들이 야당의 ‘탄핵 단두대’ 앞에 섰다고 지적했고, 사설에선 “거의 ‘연쇄탄핵병’에 걸렸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민주당도 이 전체 국정 혼란 사태에 큰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12월28일자 3면 머리기사.

국민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 <권한대행마저 탄핵…한번도 본 적 없는 막장 정치>란 제목을 달았다. 사설에선 “한 대행의 명분 없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거부, 야당의 지독한 탄핵 정치, 여당의 헌재 ‘9인 체제’ 반대 몽니가 빚어낸 치킨게임의 산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줄탄핵’이나 지리한 법적 타툼만 계속 이어진다면 국정 표류는 물론, 안보·경제·대외신인도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파가 닥칠지 모른다”며 “그런 사태를 막으려면 최 대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속히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도 2면 <경제사령탑이 1인3역, 외교·국방도 지휘…대외 신인도에 타격> 제하의 기사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사설에서도 “우리는 1987년, 97년, 2008년 위기에도 민주화와 산업화, 선진화를 이뤄냈지만, 시대착오적 불법계엄과 정치 불안이 야기한 지금의 ‘시계제로 한국’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성숙한 시민이 국난 극복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때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끌어내고 이 개탄스러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12월28일자 2면 머리기사.

동아 “폭탄 떠넘긴 한덕수, 40년 공직 생활 빛바래”

동아일보는 이번 사태에서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큰지를 명확히 지목했다. 동아는 사설에서 “현직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탄핵심판이라면 공석인 국회 추천 몫 3인을 서둘러 임명해 헌법재판관 9명 체제로 결론 내야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인데 “한 대행의 ‘임명 거부’라는 무책임한 결정이 국정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초래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 김승련 논설위원도 <한덕수 대행은 왜 탄핵을 자초했을까>란 칼럼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스스로 탄핵을 선택한 것이다. 또 권한대행의 대행이라는 전대미문의 혼란도 자기 의지로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12월28일자 김승련 논설위원 칼럼.

김 논설위원은 한 대행이 “우리 편 목소리와 해야 할 책무 사이에 낀 상태에서 책임 회피를 선택했다는 것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면서 “공직에서 수많은 ‘결정’을 내렸던 그였지만, 인생을 건 ‘결단’을 강요받는 순간은 없었을 것이다. 그의 화려한 공직 경력이 폭탄을 다음 국무위원에게 넘긴 마지막 한 컷 때문에 빛바래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에선 이 혼란이 조금이나마 수습될 수 있을까. 동아일보는 회의적으로 봤다. 동아는 1면 기사에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최 대행 말을 전하며 “헌법재판관 임명과 김건희·내란 특검법에 부정적이었던 한 총리와 다른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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