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계엄과 관련한 가짜뉴스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언론노조가 계엄령을 실행 중인 것이냐며 반발했다.
언론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내란의 계획과 모의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지금, 국민의힘이 말하는 가짜뉴스란 도대체 무엇이냐”며 “자신을 비판하는 모든 언론을 두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이라 간주한 윤석열의 망령이 여전히 국민의힘을 장악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아직 윤석열의 내란 망상을 공유하며 마치 계엄령이 실행 중인 듯 착각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이 위기를 벗어날 방안은 오직 하나, 정당 해체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가짜뉴스TF’를 구성해 사실과 다른 보도에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계엄 사태 이후 아니면 말고 식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사실확인 없이 일단 쓰고 보는 경마식 보도가 혼란한 사태를 더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인 사례로 5일 MBC ‘뉴스데스크’가 계엄군이 저격 소총으로 무장했다고 한 보도를 들었다. 같은 날 MBC 라디오 방송 ‘뉴스하이킥’에서는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출연해 저격수가 국회의원을 사격하는 임무를 받았다고 제보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불러 진술하게 한 일도 가짜뉴스 사례라고 주장했다. 당시 김 씨는 계엄군이 자신을 암살하고,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등은 체포한 뒤 이송 중 사살해 북한의 소행으로 꾸미려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라는 한국 민주주의 초유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 위기를 조속히 벗어나는 길은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와 보도, 그리고 엄정한 언론 윤리의 실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발표로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으로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언론인 체포를 뜻하는 ‘수거 대상’으로 적힌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언론인 중 실명이 적힌 사람이 있는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언론노조는 “계엄령과 포고령에서 모든 언론과 출판이 계엄사 통제 아래 처단 대상으로 언급된 것은 결코 즉흥적 발상이 아니었다”며 “국회의 계엄 해제가 없었다면 지금쯤 현실화돼 수방사 지하 벙커에 끌려간 언론인이 부지기수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동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