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터치 몇 번이면 전국의 소문난 맛집 음식을 밀키트로 받아볼 수 있는 시대. 굳이 발품을 팔아 전국을 누비며 이름도 생소한 향토 음식을 찾아 나선 기자들이 있다.
농민신문 문화부 향토밥상 취재팀은 2022년 2월부터 2년 넘게 동명의 기획기사를 연재하며 향토 음식 65건을 발굴하고, 해당 기사를 엮어 최근 책 <먹는 보물 숨은 보약 향토밥상·사진>으로 펴냈다.
전국의 맛집 지도를 그려낼 의도였다면 이들이 나설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남다른 사명감, 즉 “지방소멸 시대 극복”이라는 더 큰 목표가 있었다. “향토 음식을 발굴해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은 먹거리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을 살리는 또 다른 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맛집의 기준이 획일화·표준화되고 제철 음식의 개념이 사라져 가는 때에, 해당 지역의 생활 양식과 문화, 정서가 깃든 향토 음식을 알리는 것은 그 자체로 지역을 긍정하고 응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목차를 보면 강원도 정선의 곤드레밥, 광주의 상추튀김처럼 한 번쯤 들어는 봤거나 서울서도 곧잘 먹는 음식도 있지만, 강릉 ‘꾹저구탕’, 당진 ‘깻묵된장’, 울진 ‘게짜박이’, 제주 ‘접짝뼈국’처럼 도무지 짐작도 안 가는 이름들이 많다. 하지만 낯선 느낌도 잠시, 침이 꼴깍 넘어가게 하는 생생한 묘사와 사진을 보다 보면 어느새 책에 나온 음식을 맛보려 여행 짐을 싸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향토 음식들은 현지의 자연을 담고 있는 만큼, 계절에 따라 가장 맛있는 시기가 따로 있다고 하니 때를 잘 맞춰 찾아가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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