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도 아닌 2024년에… 신문 호외·특별판, 방송은 특보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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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은 펼치면 손팻말이 되는 특별판을 제작했다.

“2024년에 호외를 볼 줄이야...”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에 신문사 윤전기가 덩달아 바빠졌다. 호외, 특별판 등이 잇따라 발행되며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고, 특집 지면이 소장 욕구를 자극하면서 추가 배포에 품절 행진까지 이어지고 있다.


3일 밤, 난데없던 계엄선포에 어안이 벙벙해진 것도 잠시. 계엄사령부의 ‘언론·출판 통제’ 포고령이 발표되면서 모든 언론사 뉴스룸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사전검열과 통제를 명시한 포고령을 위반할 경우 ‘처단’한다는 강력한 경고 문구에도 언론사들은 위축되지 않고 저마다 할 일을 했다. 특히 몇몇 신문사는 빠르게 호외 발행을 결정했다.

시사IN은 탄핵 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7일 여의도 국회 인근에 ‘거리편집국’을 차리고 특별판을 시민에 무료 배포하기도 했다.

경향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15년 만에 호외를 발행했다. 경향은 4일 새벽 1면에 <반헌법적인 계엄선포, 국민에 대한 반역이다>라는 사설을 실은 것을 비롯, 계엄선포부터 아수라장이 된 국회, 이어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기까지 긴박했던 157분을 4개 지면에 담았다.


한겨레신문도 4일 새벽 1시, 긴급 호외 발행을 결정했다. 한겨레는 새벽 4시20분 호외 제작을 마친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담화가 예고되자 급히 윤전기를 멈추고 ‘계엄 해제 요구안 수용’ 담화까지 반영해 호외 6만 부를 찍었다. 1면에 실린 사설 제목은 <윤 대통령 계엄령, 국민에 대한 반역이다>였다.


4일자 배달판 신문에 계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서울신문도 호외 5000부를 별도로 찍었고, 광주·전남 지역신문인 광주일보와 무등일보에서도 호외를 발행했다.

계엄부터 탄핵정국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서 방송사들은 거의 종일 특보 체제로 특집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낸 건 MBC와 JTBC다.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KBS 뉴스9의 2배에 달하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연이어 기록했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최소 7년 9개월 만에 등장한 호외에 시민·독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인증샷 행렬이 이어졌다. 국내·외에서 응원 메시지와 함께 후원금도 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됐던 7일에도 여러 신문과 주간지 등이 특별판을 발행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부터 토요일에 신문을 발행하지 않았던 경향신문은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중대 시국”이라며 7일자 신문을 발행했고, 한겨레도 토요판 발행 중단 3주 만에 다시 신문을 찍었다. 시사주간지 시사IN과 한겨레21도 이날 호외(특별판)를 발행해 여의도 촛불집회 등지에 배포했다. 한겨레는 이날 나온 특별판과 탄핵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의 얼굴을 1면에 실은 9일자 신문이 화제가 되자 온라인으로 추가 판매도 했는데, 금방 동났다.

계엄부터 탄핵정국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태에서 방송사들은 거의 종일 특보 체제로 특집 뉴스를 방송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낸 건 MBC와 JTBC다. JTBC는 종편 중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다.

방송은 4일부터 사실상 특집 편성 체제에 들어갔다. 저녁 메인뉴스 시간은 최대 2배 이상 늘어났고, 7일엔 거의 종일 특보로 국회와 여의도 집회 상황 등을 전했다. 예능과 드라마 편성 취소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은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고된 14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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