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본 오물풍선에 우연히 지나가던 여객기, 솔직히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멍하니 눈으로만 볼 일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진기자입니다. 공간을 함축하고 이미지에 메시지를 담는 일을 하는게 제 일 중에 하나입니다.
머리로 계산하기에는 오물풍선의 이동방향은 불분명했고 여객기의 속도는 빨랐습니다.
감을 믿고 장망원 렌즈를 장착해 촬영을 했습니다.
셔터가 작동중인 카메라 뷰파인더에 순간적으로 여러개의 오물풍선이 모이고 그 사이로 여객기가 지나갔습니다. 그때의 짜릿했던 전율은 아직도 손가락에 남아있습니다.
북한의 도발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수상의 영광은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봤던 오물풍선이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을지 모릅니다.
하다 못해 오물풍선 목격 전까지 취재했던 강화도 대남 스피커 피해 주민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축하의 기쁨은 뒤로 하고 더욱 분발하라는 채찍이라는 생각으로 아스팔트 위에 서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마지막으로 지금도 궂은 현장에서 땀흘려 현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께, 특히 우리 경인일보 선후배님들께 영광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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