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으로 숨은 작가를 애써 만나려는 모든 시도는 그의 적요를 부수는 일입니다. 골방의 자물쇠는 대개 안쪽에서 잠겨 있기 마련이고 어떤 열쇠가 진짜 열쇠인지를 찾지 못할 때 절망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기사만 그러할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기자분들이 발견되지 않는 열쇠를 찾아내려 자기만의 언덕을 오르는 중입니다. 삶이란 간절하게 열망할수록 실패로 귀결되는 반비례의 원칙으로 채워진 것만 같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노벨상 수상이란 우연적 요소가 겹쳐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성취가 예정돼 있지 않았던, 실패와 실패가 쌓여 이뤄진 결과란 것을요. 기자들은 실패의 발자국을 거울삼아 한 걸음씩 더 내디디려 하고, 그러다 우연과 만나면 ‘그 글을 세상으로 내보내도 좋다’는 약속을 받는 듯합니다. 그 시간을 버티고 계신 언론계 모든 선후배님들의 피땀에 경의를 표합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한국기자협회와 늘 깊은 조언 주시는 손현덕 대표, 기꺼이 큰 지면 허락해주신 김대영 편집국장, 이 모든 과정을 동행해주신 전지현 선배(문화스포츠부장), 지면을 미학적으로 가꿔주신 편집부 선후배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누구보다도 잠시나마 골방의 문을 열고 목소리를 들려주신 한강 선생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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