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임명도 되기 전에, 박장범 KBS 사장 후보가 구성원의 95%로부터 압도적인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8일~14일 실시한 박장범 후보 찬반 설문조사 결과,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1630명 중 1555명(95.4%)이 박 후보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했다. 반면 박 후보가 ‘적합’하다고 한 응답자는 75명뿐이었다. 이번 조사의 투표율은 80.2%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박장범 사장 취임 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을 묻는 질문엔 ‘보도 및 프로그램의 신뢰도 및 경쟁력 추락’이 81.4%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KBS의 땡윤 방송 고착화 등 채널 이미지 손상’(80.2%),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저해’(73.8%), ‘제작 자율성 침해’, ‘수신료 납부율 하락’(각각 50%)이 뒤를 이었다.
또 ‘박장범 후보가 사장이 된다면 KBS의 보도 및 프로그램의 신뢰도, 공정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4%가 악화(매우 악화 65.9%, 악화 18.5%)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장범 사장 취임이 수신료 문제해결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해선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이 63%(매우 악영향 45.2%, 악영향 17.9%)로 나왔고,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4%이었다.
KBS본부는 14일 성명에서 “이번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박장범 후보자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는 엄중하다. 박장범 후보는 KBS 사장 자격이 없다는 것이며, 박장범 사장이 이끄는 KBS는 국민의 방송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것”이라면서 “보통 새로운 사장이 선임되면 일말의 기대라는 게 있다. 하지만 박장범 후보자는 이미 대통령 대담에서 보여준 ‘조그마한 파우치’ 발언으로 권력에 아부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영방송 KBS가 땡윤방송으로 전락하고, 신뢰도와 영향력, 경쟁력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박장범의 사장 취임은 공영방송을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할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설문조사는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며 박장범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장범 후보는 오는 18일~19일 이틀간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앞서 10월24일~29일 33년차인 18기부터 지난해 입사한 막내 기수인 50기까지, KBS 기자 495명은 잇달아 기수 연명 성명을 내어 박장범 사장 후보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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