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묻혔던 채상병들

[제409회 이달의 기자상] 남승현 전북CBS 기자 /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남승현 전북CBS 기자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고(故) 해병대 채수근 상병의 유족, 지인들은 수근이가 어떤 아들이고, 후배였고, 동네 청년이었는지를 떠올리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바라는 마음에 1년의 세월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채상병처럼 자식을 잃은 가족의 목소리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억울한 죽음이 산처럼 쌓였는데도 이들이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조차 없었습니다. 순직 군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결정문 1860건을 분석했습니다. 유족이 자식의 죽음에 대해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신청한 사건은 A4용지 1만1000장에 달합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의 죽음을 한땀 한땀 디지털 플랫폼에 옮기며 유형과 원인을 구분했습니다. 채상병처럼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려다 또는 작업 중에 목숨을 잃은 경우, 부대 내부의 문제로 자해 사망에 이르렀음에도 가정사로 책임을 돌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내가 부족해 자식이 죽었다’며 평생을 죄인처럼 살던 유족의 마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기획은 어떤 군인도 죽음의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로 시작합니다. 아직 세상에 풀리지 않은 억울한 죽음들이 많다는 점은 반드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전북CBS는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죽음과 유족의 목소리에 관심을 둘 것입니다. 끝으로 매순간 함께한 최명국 기자와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완성도를 높여준 이균형 보도국장, 그리고 김용완 대표를 비롯한 회사 구성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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