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들 '명태균 보도 TF' 요구… "'尹 육성공개' 3꼭지 보도, 참사 수준"

보도 양·순서 등 타사와 큰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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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명태균씨 통화 음성파일이 처음으로 공개된 10월31일, 방송사들은 일제히 메인뉴스에서 첫 꼭지는 물론 여러 꼭지를 할애해 해당 사안을 보도했다. KBS를 제외하고 말이다. 이날 KBS는 ‘뉴스9’에서 이번 윤 대통령 녹취 파동을 8번째 순서에 배치했다.


이날 뉴스9의 윤 대통령 녹취 보도 내용과 뉴스 편집을 두고 “참사 수준”이라는 KBS 기자들의 비판이 나왔다. 다음날인 1일 오전 KBS 통합뉴스룸 편집회의에서 KBS 기자협회장은 전날 뉴스9의 윤 대통령 녹취 보도와 관련해 “명태균 관련 뉴스는 참사 수준이라고 평가” “타사도 중요한 전환 국면이라고 판단했는데 내용 측면에서 우리는 발생을 그냥 요약만 해서 전한 수준, KBS만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재구성한 아이템은 전무” 등 기자들의 비판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 오후 운영위원회 간담회를 가진 KBS 기자협회는 기자들 요구에 따라 최재현 뉴스룸국장에게 ‘명태균 보도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건의하기도 했다. 현재 KBS 기자협회는 명태균 보도 TF 구성에 대한 보도본부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도 1일 성명을 내어 “이제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보도본부 수뇌부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KBS본부 성명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 육성 공개 보도에 대해 최재현 국장은 “다른 중요 뉴스도 굉장히 많았고, 언론들도 지나치게 많이 다뤘다. 여기에 우리까지 뛰어드는 게 맞는 건지 좀 더 보겠다”면서 “다만 정쟁의 중심에 들 생각은 없고 국가 안보 등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답했다. 또 최규식 정치부장은 “입체적으로 취재해 신뢰성 있는지 전체 맥락에서 보면서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 소극적이고, 뭔가를 봐주려고 한다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비판은 안고 가겠다”면서 “오늘 민주당에서 또 육성 공개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기준 속에서 다루겠다”라고 말했다.


10월31일 뉴스9의 첫 꼭지부터 7번째까지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단독 인터뷰, 북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보도들이었다. 타사와 비교해 보도 수에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윤석열-명태균 녹취록 관련해 SBS ‘8뉴스’는 11개, MBC ‘뉴스데스크’는 10개, JTBC ‘뉴스룸’은 19개, TV조선 ‘뉴스9’은 5개를 보도한 반면, KBS는 3개의 보도에 그쳤다.


KBS본부는 성명에서 “아직도 정쟁 운운하는 모습에서 지난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농단 보도를 막는 데 급급했던 수뇌부들의 모습이 겹쳐진다”며 “어떤 녹취가 나오든, 정권을 비호하는 거라고 비판하든 제대로 안 다루겠다고 이미 선언한 것이다. 이러한 보도국 수뇌부들의 태도는 앞으로도 KBS 보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공정방송은 할 생각이 없음을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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