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위원 절반 넘게 공석…언론피해 구제 차질

중재부 사이 위원 공유하며 대응
서울 외 지역 조정절차 사실상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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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이 절반 넘게 비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임을 위촉하지 않으면서 언론피해 구제는 일주일 넘게 차질을 빚고 있다. 문체부는 거듭된 질문에도 위촉을 미루는 이유를 답하지 않았다.

언론중재위가 1일부터 중재위원 90명 가운데 50명이 공석이 됐다. 3년 전 위촉된 중재위원들의 임기가 8월 끝났지만 후임이 위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에 있는 18개 중재부 중 서울지역 3곳과 제주를 제외한 14곳이 심리를 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재부 한 곳은 위원 5명으로 구성되는데 과반인 3명이 있어야 조정 심리를 열 수 있다. 또 중재위원 가운데 전직 언론인이나 학자가 아닌 현직 판사나 변호사가 있어야 중재부장을 맡아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

언론중재위는 심리일을 미루거나 중재부 사이 위원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중재부가 8개 있는 서울과 달리 지역에서는 중재부가 1곳씩밖에 없는 탓에 위원 품앗이도 어려워 사실상 중재를 열지 못하고 있다.

언론중재위는 한 달에만 300건가량 언론피해 사건을 처리한다. 언론중재위는 지난 일주일 동안 몇 건이나 일정을 연기했는지 현황을 밝히지 않았다. 강제력은 없지만 언론중재법에 따라 조정은 신청 접수 14일 안에 마쳐야 한다.

언론중재위는 올해 초부터 문체부에 후임 위촉을 늦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위원은 법원행정처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한 사람을 정원의 5분의 2 이상 위촉해야 하고, 그 밖의 인원은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물색해 위촉한다. 10년 이상 경력의 언론인 외에도 언론에 학식과 경험이 있다면 위촉할 수 있다.

문체부는 위촉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문체부는 “최종 검토 중이고 곧 위촉할 예정”이라고만 밝혔고, 예정은 언제쯤이 될지에도 답하지 않았다. 법원행정처와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미 6월에 문체부로 위원 추천 명단을 보냈다.

8월 임기가 끝난 위원 중에는 이석형 전 위원장도 포함돼 있다. 언론중재위는 위원장을 뽑는 위원 총회를 이달 초에 예정했다가 26일로 연기했다. 이때도 총회가 실제로 열릴 수 있을지는 알기 어렵다.

위원장은 위원들이 자율적으로 호선하는 방식이지만 통상 고위직을 지낸 법관 출신 인사 중에 최연장자가 별다른 이견 없이 위원장이 돼 왔다. 위원장은 중재부장을 지정할 권한이 있고 언론중재법 개정 등 언론 정책에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중재위원을 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며 이전에도 위촉이 몇 번씩 늦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체부는 위원 위촉 지연이 정무적 이유에서인지, 실무적 문제가 있는지 공식적으로 답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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