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69) 면플레이션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냉면에 진심인 편입니다. 물론 평양냉면이지요. 어떤 이들은 “그 아무 맛도 안 나는 맛”을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평양냉면의 ‘슴슴함’에도 여러 차원(고기 맛이 진한가, 면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는가 등등)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굳이 ‘의정부파와 장충동파’를 나누거나 ‘메밀 함량 순수령’에 날을 세우진 않습니다. 육수를 들이켰을 때의 ‘맹한 짜릿함’과 ‘선주후면’의 재미만 있으면 되지요.


그런데 요즘 냉면값이 심상치 않습니다.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이라고도 합니다. 서울 시내 줄 좀 선다 하는 식당들의 냉면 한 그릇 가격이 1만5000원을 훌쩍 넘기도 합니다(비밀스러울 것도 없지만 제가 즐겨 찾는 남대문시장 어느 의류상가 2층에 위치한 면옥은 아직 1만5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식자재값 상승 탓인 건 알고 있지만 ‘짜배기(얼음 가득한 소주 글라스 한 잔)’에 ‘면치기’를 즐기는 주당의 입장에서는 냉면값이 그만 살살 올라갔으면 합니다. 사진은 강화도에서 서울 시내로 영업장을 옮겨 최근 ‘평냉강자’로 떠오른 어느 평양냉면(과 짜배기 한 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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