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68) 정직하고 단단한 일상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아현역 인근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기사가 버스 유리창을 닦고 있다.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요즘 아침 수영을 다닙니다. 월수금 수업에서 월화수목금 주 5일로 바꿨어요. 출장이 너무 잦아서 수업을 어쩔 수 없이 빠질 때가 많더라구요. 어느새 주5일 수영 두 달째. 하루 시작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수영장으로 가려면 중간에 마을버스를 타야하는데요, 자주 만나게 되는 버스기사 분의 모습을 찍었습니다.


자신의 사무실이기도 한 마을버스 이곳저곳을 닦습니다. 이날은 창문에 묻은 얼룩을 얼마나 꼼꼼하게 지워내시는지. 그의 이런 모습을 여러 번 보다 보니, 조금은 감동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매 순간, 충실하게 해나가는 것이야말로 내 삶의 자긍심을 키우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아침 수영과 마을버스 안에서 드리는 기도, 아침에 챙겨먹는 계란 두 알,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해야 할 일을 적는 것까지. 사소한 루틴들이 만들어주는 단단한 일상을 앞으로도 쭉 누릴 수 있기를. 오늘 하루도 우리 모두가 나 자신에게만큼은 정직한 하루이기를 바라며 이만 적습니다. 폭염에 건강 조심하세요.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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