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하루만에 방심위원장 연임…문 잠그고 기습 회의

방심위 노조, 기습 연임에 반발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 "법적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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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퇴임 하루 만인 23일 류 위원장 등 3명을 방심위원으로 새로 위촉했다. 여권 추천 방심위원 5명은 회의실이 있는 층의 문을 걸어 잠근 채 회의를 열고 류 위원장을 다시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방심위 노조는 류 위원장의 퇴근길을 막으며 기습적인 연임에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류 위원장과 검사장 출신 강경필 변호사, KBS PD 출신인 김정수 국민대 교수를 6기 방심위원으로 위촉했다. 22일 임기가 끝난 류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퇴임식을 열지 않았다.

류 위원장은 이날 저녁 6시50분, 새로 위촉된 위원 두 명을 포함해 5일까지 임기가 남은 여권 허연회, 김우석 위원과 전체회의를 열고 방심위원장으로 호선됐다. 임기는 2027년 7월까지 3년이다.

류 위원장은 호선 인사말을 통해 "심의는 하루라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후임 위원들을 국회에서 관련법에 따라 신속하게 추천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방심위 정원은 9명으로, 야권이 추천하는 몫은 3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선영 연세대 교수 사례처럼 위원을 추천해도 윤 대통령이 위촉하지 않고 방치할 것이라며 위원회 구성에 아예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23일 서울시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왼쪽)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육 기획조정실장. /박성동 기자

이날 회의는 사전 공지 없이 소집됐다. 방심위 내부 전산망에는 회의 소집 사실이 6시52분 공지됐다. 방심위는 내부 기본규칙에 따라 중요한 정책 사항의 경우 회의를 열기 7일 전 공지하고, 일반적인 때에는 2일 전까지 알린다. "긴급을 요하는 등 불가피"하면 곧바로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회의를 몇 시에 소집했는지 기자협회보의 질문에 이종육 기획조정실장은 답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회의 개최 소식을 들은 방심위 노조는 항의하기 위해 회의실이 있는 서울시 양천구 방송회관 19층을 찾아갔지만 회의실로 통하는 문이 모두 잠긴 상태였다. 현장을 찾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왜 문을 걸어잠갔느냐"고 물었고 류 위원장은 "외부에서 (회의를)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노동조합원들이 류희림 위원장의 퇴근 차량을 막아서고 항의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실

퇴근길에 노조원들에게 차량을 가로막힌 류 위원장은 차에서 내려 걸어서 이동하다 차도로 뛰어들어 택시를 잡아 타고 떠났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5기 위원 허연회, 김우석 두 사람이 6기 위원장 호선에 참여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24일 10시부터 열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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