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 한겨레 뉴스룸국장 사의

"정신적·육체적 피로 누적, 변화 적기"
최우성 사장 구성원들에 이메일로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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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2일 한겨레 청암홀에서 열린 '4·10총선 보도 토론회'에서 박현 뉴스룸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현 한겨레 뉴스룸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최우성 사장은 박 국장이 ‘김만배 돈거래’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을 수습했다고 평가하고 다음 주 안에 새 국장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우성 사장은 4일 오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박현 뉴스룸국장이 오늘(4일) 오전 열린 뉴스룸국 편집회의 시간에 국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깊은 고민 끝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박 국장은 9월 내부 구성원들의 중간평가를 앞두고 있었다. 뉴스룸국장은 1년 반이 지나는 시점에 중간평가를 거쳐 절반이 넘는 동의를 얻으면 최장 3년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상당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가 누적된 데다 국회의원 선거와 22대 국회 개원 등 굵직굵직한 일정이 일단락됐고 주 5일 발행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중요한 과제를 앞둔 이 시점이 여러모로 변화의 동력을 더욱 극대화할 최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박 국장의 설명을 전했다.

한겨레 노동조합은 5월 노보를 내고 한겨레 보도가 차별적이지 않고 위상과 영향력이 나빠졌다며 박 국장의 업무수행을 비판했다. 구성원 104명을 상대로 최근 1년 사이 보도를 평가해 달라고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9명이 기억에 남는 보도가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우리는 흔히 과거를 너무 쉽게 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박현 국장이 그간 거둔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최 사장은 “박현 국장이 임기를 시작하던 때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한겨레 전체, 특히 당시 편집국이 혼돈 그 자체에 빠져들었던 암울한 시간이었다”며 박 국장이 책임자로 나서 안정을 이뤄냈다고 치하했다.

한겨레는 간부 기자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한 사실이 지난해 1월 드러났다. 한겨레는 나흘 만에 문제가 된 기자를 해고했고 동시에 김현대 대표와 류이근 편집국장 등 임원진이 사퇴했다. 이후 지난해 2월 치러진 한겨레 사장 선거에서 최우성 후보가 당선됐고, 최 사장은 박현 당시 논설위원을 뉴스룸 국장으로 지명했다. 편집국 구성원 임명동의 투표를 통과한 박 국장은 3월6일 취임했다. 한겨레는 사내 진상조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지난해 12월 돈거래 경위와 후속조치를 담은 신뢰보고서를 발표했다.

최 사장은 늦어도 9일까지 새 뉴스룸국장을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다음 국장은 “디지털 전환의 주춧돌을 확고하게 세우는 데 매진해야 한다”며 “10월 예정된 주 5일 발행과 탈종이신문·탈포털의 디지털 전환 여정을 앞장서 이끌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차기 뉴스룸국장이 지정되면 사규에 따라 후보자 토론회를 연 뒤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명동의 표결 절차를 거친다.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임명되며 지명부터 취임까지는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 국장은 후임 임명 전까지 직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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