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노조, 대주주 측 사기혐의로 고발

체불임금 등 경영자금 지원 약속 불이행에
노조 "모든 게 공염불…업보 두렵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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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과 임금 체불 문제 해결에 관한 합의를 파기했다며 국제신문 노조가 대주주를 경찰에 고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는 4일 대주주 재단법인 능인불교선양원(능인선원) 측 사무국장을 협약서 위반 등에 따른 사기 혐의로 부산경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5월14일 국제신문 노사와 체결한 협약서에 서명하고 재단 날인까지 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제신문지부가 대주주 능인선원 관계자를 4일 경찰에 고발했다. /언론노조

국제신문지부는 이날 고발에서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경과를 보고한 뒤 “국제신문과 재단 간에 소통과 중재, 합의는 없을 것”이라며 “연대와 투쟁, 민·형사 고발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국제신문 노사와 능인선원은 지난 5월13일 ‘국제신문 조속 매각 및 매각 완료시까지 비조합원 임금을 포함한 경영자금 부족분 지급’을 골자로 한 협약서 초안을 작성하고 다음 날(14일) 최종 합의문에 양측이 서명했다. 재단 날인도 받았다.

협약서는 △경영정상화까지 임금을 포함한 제반 비용의 부족분을 사주 측이 지원하고 △비조합원(관리자급 직원 등) 체불 임금을 협의해 지급하며 △이에 관한 계획 등을 5월31일까지 협의해 사주 측에서 밝힌다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협약서 체결에 따라 국제신문지부는 석가탄신일(5월15일)을 하루 앞두고 계획했던 상경 투쟁을 최소화해 진행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비조합원 임금 체불은 반복됐고, 능인선원은 국제신문 측에 ‘자구안’을 요구하며 경영자금 지급을 미뤘다. 국제신문지부는 “재단의 행태는 협약에도 없는 내용을 들먹이며 지원 책임을 저버리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국제신문지부가 4일 고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주주 고발에 나선 배경과 그간의 경과 등을 설명했다. /언론노조

국제신문지부는 “양측의 2년에 걸친 언약과 서약이 모두 깨졌다”면서 “저들의 입과 글에서 나온 모든 것이 공염불이었다”고 고발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지부는 “종교 매개 사업 집단 아니랄까 봐, 부처님오신날 투쟁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이었을 터다. 급한 불을 끄고서는 입을 닦고 돌아서는 꼴”이라며 “능인선원은 부처님을 모시지 않는가. 누적되는 업보가 두렵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어 “이번 고발로써 능인선원에 분명히 경고한다. 조속히 매각하라. 그리고 매각 전까지 책임을 다하라”면서 더 이상 합의는 없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김승주 국제신문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젊음을 바쳐서 일하고 퇴직하신 선배들은 당연히 받아야 할 퇴직금을 받지 못해 그동안 몸담았던 회사에 소송을 걸어서 어쩔 수 없이 퇴직금을 받아가고 있다. 이런 위기에 처한 상황을 뒤로하고 저 종교 집단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신이 한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심지어 임금 체불을 해결하라는 요청에 ‘요새 임금 한 달 밀리는 건 일도 아니다’는 궤변을 늘어놓는, 저 파렴치하고 몰상식한 자들과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70년 된 지역의 대표 언론 국제신문을 이렇게 망가뜨린 흑역사의 장본인 지광(능인선원 대표)은 지금이라도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제신문지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정기 법회가 열리는 매주 일요일 서울 강남구 능인선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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