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협, 인터넷신문윤리위 탈퇴 '새 자율기구 설립'

"포털제휴 원하는 매체 점수 따기 위한 편법수단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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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가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인신윤위)를 탈퇴하고 새 자율심의기구를 설립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정관변경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결국 발기 단체의 탈퇴로 이어진 것이다.

인신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2년간의 운영 결과 인신윤위는 포털에 노출되고 있는 인터넷신문 콘텐츠에 대한 자율정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고자 모든 노력을 경주했으나 현재 인신윤위의 3단체 체제에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탈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의춘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터넷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인신윤위는 인신협 주도로 2012년 출범한 인터넷신문 자율심의기구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와 한국광고주협회(광고주협) 등 3단체가 회원이다. 출범 후 쭉 인신협 소속 인사가 위원장을 맡다가 지난해 8월 정관을 바꾸면서 회원 3단체가 돌아가며 위원장을 추천하도록 했다. 당시 인신협은 성명을 내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광고주협과 인기협이 일방적으로 위원장 선임 절차 변경을 서두르는 것은 그동안의 인신위 활동마저 부정하는 행위”라며 “광고주와 포털이 장악한 인신위에는 참여할 명분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인신협은 13일 보도자료에서도 인신윤위가 애초 설립 취지와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인신윤위에는 13일 기준 831개 매체가 자율심의 서약사로 참여하고 있다. 연회비(행정수수료) 20만원을 내고 서약사가 되면 한국언론진흥재단 공모사업 선정 시 가점 부여, 국회 장기출입기자 등록 등이 가능하다고 인신윤위는 밝힌다. 서약사는 포털과의 뉴스제휴 심사에서도 윤리점수 가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신협은 인신윤위가 “포털에 노출되지 않는 매체를 상대로 한 ‘서약서’ 장사로 세를 불리는데 몰두”해왔다고 주장했다. “포털과 제휴를 원하는 매체가 20만 원에 5점을 따는 편법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또한, 서약사 831개사 대다수가 포털에 기사가 노출되지 않는 매체여서 포털 뉴스 자율정화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인신협은 지적했다.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서약사 혜택 등.

인신협은 인신윤위를 탈퇴하는 대신 산하에 자체 자율심의기구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인신협에 참여하고 있는 140여개 회원사는 포털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유력 인터넷신문을 망라”하고 있어 “인신협 회원사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자율심의만으로도 인터넷신문 콘텐츠에 대한 자율정화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신협은 “언론계와 학계, 법조계로 구성된 자율심의기구를 연내 발족하고 상시 기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실효성 있는 자율규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니터링에 필요한 재원 조달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신윤위는 매년 7~8억원의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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