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방송사들이 신입 기자 필기시험을 치르기 위해 중·고등학교 한 곳을 통째로 빌리던 시절이 있었다. 이젠 강당 하나면 충분한 수준이 됐다는 푸념이 들린다. 몇 년 사이 신입 기자 지원자 수는 크게 줄었고, 이는 언론사 규모를 막론한 공통의 고민이자 과제다. 이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채용 전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홍보 전략도 필수가 됐다.
덕분에 딱딱하던 신문사의 채용 알림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 신문 공고나 채용 사이트 등을 통한 알림 외에 SNS 등을 적극 활용하며 소위 젠지(Z세대)들의 관심 끌기에 나섰다.
지난 2일부터 채용 연계형 인턴기자(취재·사진) 지원서 접수를 시작한 한국일보는 7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 48초짜리 짧은 ‘구인’ 영상을 올렸다. 멀티미디어부, 기획영상부, 사회부, 엑설런스랩 기자가 차례로 나와 “회사에 매일 들어가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틱톡커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눈치 안 보고 쓰고 싶은 기사를 쓸 수 있다”고, “내가 쓴 기사로 정책과 사회를 바꾸는 효능감에 도파민이 터진다”고 한국일보를 ‘자랑’한다.
2021년부터 채용 연계형으로 견습기자를 선발해 온 한국일보는 지원자 수를 늘리기 위한 묘수로 숏폼을 통한 바이럴 전략을 택했다. 권동형 한국일보 전무는 “채용 연계형을 하면서 지원자 수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자 쪽 지원하는 인원이 줄고 하다 보니까 어떻게든 많이 바이럴을 해서 지원자 모수를 늘려보자고 인사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기획영상부 휙(huick)팀이 같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도 지난해 8월 수습사원을 채용하면서 숏폼 영상을 홍보에 활용했다. ‘인재’ ‘면접’ ‘합격’ 세 가지 테마로 제작했고, 최우성 한겨레 사장이 직접 출연해 “발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너 T야?”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같이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던 밈을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JTBC 등의 중앙그룹은 지난해 신입사원을 선발하며 채용전형, 인재상, 복리후생 등 채용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담은 홍보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채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지원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이전과는 달라진 점 중 하나다.
한국일보도 이번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일은 물론 필기시험 날짜와 장소, 면접 일정과 인턴 활동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기존에 4주였던 인턴 기간을 지난해부터 10일로 줄인 것도 지원자들의 사정 등을 고려해 개선한 부분이다. 기자 채용 방식을 두고 지원자 등 사이에서 제기되는 불만과 문제 등을 일부 신경 써 반영한 것이다.
권동형 전무는 “처음에 일정을 세심하게 신경 못 쓴 게 있어서 이후부터는 세세한 부분을 정리해서 지원자에 제공해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알려주면 지원자들이 자기 계획이랑 연계해서 다른 계획도 세울 수 있고, 한국일보에 대해 좋은 인상도 심어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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