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보, 재개발 비리로 징역형 선고받은 인물 기자로 채용

해당 인물, 2011년 건설업체서 돈 받은 혐의 구속기소

기협 대구일보지회·언론노조 대구일보지부 공동성명
"범죄 연루자를 기자로 들이는 것 용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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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보 기자들은 최근 회사의 채용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빠졌다. 과거 기자 신분을 이용해 권력형 비리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물이 대구일보 기자로 입사하기 때문이다. 한국기자협회 대구일보지회와 대구일보 노조는 공동성명을 내고, 피켓시위를 진행하며 해당 인사의 채용을 결사 반대하고 있지만, 사측은 인사를 강행할 모양새다.

1일 오전 8시30분 한국기자협회 대구일보지회, 언론노조 대구일보지부는 대구 수성구 대구일보 사옥 앞에서 범죄 경력자 기자 채용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전국언론노조 대구일보지부 제공

4월1일자로 대구일보에 출근할 예정인 A씨는 지역신문사 재직 당시 대형 화재로 소실된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재개발과 관련해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겠다며 건설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이후 A씨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한국기자협회 대구일보지회와 전국언론노조 대구일보지부는 28일 공동성명을 내어 “이후혁 사장이 (A씨의) 범죄 사실을 알고도 계약을 강행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 신분으로 범죄에 연루돼 지탄받던 사람을 사회 공적 역할을 하는 언론사에 다시 들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사측에 A씨 채용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7일 대구일보지회와 대구일보지부는 사측에 ‘항간에 떠도는 A씨 채용 소식이 사실인지’ 묻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사측은 A씨 채용 사실이 맞는다며 해당 인사가 데스크 업무를 맡을 것이라는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구일보지회·대구일보지부는 성명에서 “(A씨) 자질을 문제 삼자, 최미화 편집국장 겸 이사는 업무국 발령을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며 “돈이면 과거 전적이야 상관없다는 인식은 내부 구성원의 애사심과 자존감을 하루아침에 추락시키는 꼴이다. 지역 사회와 시민, 독자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며 앞으로 횡령 등 경제 범죄 기사를 쓸 때 ‘대구일보나 잘하라’는 말에 변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구일보지회·대구일보지부는 ‘기자의 신분을 이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지 않으며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사적인 특혜나 편의를 거절한다’는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언급하며 “(A씨 채용은) 대구일보 사규에도 어긋난다. 취업규칙에 나열된 채용 취소 사유를 뛰어넘는 이유가 있음에도 채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4월1일자로 대구일보에 출근할 예정인 A씨가 지역신문사 재직 당시 대형 화재로 소실된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재개발과 관련해 시공사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겠다며 건설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1년 구속 기소됐다는 내용이 담긴 당시 뉴시스 보도.

사측은 취업규칙에 따라 A씨의 채용은 결격사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일보 관계자는 “편집국에 대한 인사는 관여하지 않아 도적적인 문제에 대해선 제가 판단할 수 없고, 채용 자격 등 기본적인 것만 본다”고 전제하며 “저희는 사규보다는 취업규칙을 준용하고 있는데 취업규칙엔 형이 집행되고 나서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의 경우 채용 자격이 없다고 나와 있다. A씨는 5년이 지났기 때문에 채용 자격은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교육문화체육부, 사회2부 데스크가 비슷한 시기에 퇴사해 회사는 다급하게 인력을 뽑아야 했다”며 “현재 데스크들이 사측과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이들에게 추천을 받기도 어려워 편집국장과 사장이 아는 분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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