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들이 임기가 두 달 남은 이사장을 해임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16일 이사회를 열어 표완수 이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부결시켰다. 당사자인 이사장을 제외한 이사 8명이 투표해 찬성 4표, 반대 2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언론재단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안건이 의결된다.
이사장 해임을 주도한 상임이사 3명(유병철 경영본부장, 남정호 미디어본부장, 정권현 정부광고본부장)과 추승호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은 찬성했고,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과 김의철 한국방송협회장은 반대했다. 이준웅 한국언론학회장은 기권했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은 기권 처리됐다.
상임이사 3명은 해임안 부결 직후 퇴장했다. 이날 이사회 두 번째 안건인 법인회계 예비비 사용안에 대한 의결에도 참여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떠났다. 비상임이사들은 “안건이 남아 있는데 표결 결과가 마음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퇴장할 수 있는가. 이게 더 큰 문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완수 이사장은 해임안 부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스스로 물러나는 일이 됐건 무슨 일이든 모든 걸 하려고 한다”면서 “이사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재단 구성원들과 상임이사들이 다시 힘을 합쳐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표 이사장은 “직원들이 당하는 어려움이 해소돼야 구성원들과 상임이사들 관계도 원만해질 것”이라며 “(직원 수사 의뢰 철회) 문제를 상임이사들과 논의하겠다. 재단이 일할 수 있도록 내가 퇴임하는 게 도움이 된다면 퇴임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언론재단 상임이사 3명은 지난 10일 표완수 이사장에 대한 해임안 상정을 구성원들에게 통보했다. 해임 사유는 △정부광고지표 조작 논란과 관련 고발 사건의 수사 진행을 리더십 와해 상황 심화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난 허술한 보조금 관리 정황과 수사 의뢰 등으로 경영책임론 대두 등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표 이사장 임기는 10월까지다.
언론재단 노조의 전 직원 설문조사(133명)에서 94.7%가 이사 3인 주도의 이사장 해임이 합당하지 않다고 답할 정도로 재단 내부에선 해임 반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언론재단 노조는 11일 <이사 3인방은 막장 경영을 당장 멈춰라> 성명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사장에 대한 우격다짐식 해임 절차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언론 보도로 드러난 해임 추진 사유는 언어도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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