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유튜브 구독자 400만 돌파” “MBC뉴스 공식 유튜브 채널 조회수 5.6억뷰 기록”…. 최근 방송사들이 잇따라 유튜브에서 성과를 알리는 모습을 보면 디지털 뉴스 플랫폼으로서 유튜브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2020년부터 온라인 영상 플랫폼에서 뉴스 이용이 급증하고 있고”(2022년 언론수용자조사), “최근 몇 년 새 유튜브는 뉴스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해 한국 이용자의 53%가 매주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본다”(2023 디지털 뉴스 리포트)는 분석을 봐도 국내 뉴스 시장에서 유튜브가 대세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음을 알 수 있다.
길게는 10여 년 전, 신문사와 뉴스통신사들도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현재, 영상 기반 매체가 아닌 신문·통신사에서 PD, 영상편집자 같은 영상 인력이 펜 기자와 함께 일하는 풍경이 더이상 어색하지 않다. 이들은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방송사를 포함해 수많은 크리에이터들과 경쟁하며 어떻게 자리 잡았을까. 기자협회보는 신문 48개사(지역 26개사 포함), 통신 3개사 등 51개사 유튜브 채널 현황을 조사했다. 7월24일 기준 언론사 51곳에선 136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해당 채널들의 영상 조회 수·업로드 수 등 데이터는 유튜브 분석 사이트 ‘블링’을 통해 수집했다. 매체 리스트는 신문협회보 회원사 SNS 운영 현황 조사(6월16일, 7월1일자)를 참고했다.
10만 구독자 달성 ‘실버버튼’ 받은 곳은?
‘실버버튼’은 유튜브 본사가 구독자 수 10만 이상 채널에게 주는 상으로, 유튜브 시장에선 유력채널의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신문·통신사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10만명 이상을 확보한 채널은 32개로, 해당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언론사는 총 19곳이었다. 이 중 종합일간지(서울 지역)는 국민일보·서울신문·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 등 6개사였다. 종합일간지 중 해당 분류에 들지 못한 경향신문·동아일보·세계일보 등은 각각 ‘이런 경향’(구독자 8만400명) ‘떴다떴다변비행’(2만5600명) ‘세계일보’(7만7400명) 등의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역신문사 중에선 매일신문, 부산일보 등 2개사가 실버버튼을 받았다. 또 매일경제·머니투데이·서울경제·아시아경제·한국경제·헤럴드경제 등 경제지 6개사, 뉴스1·연합뉴스 등 통신사 2곳과 스포츠서울, 코리아타임스 등도 10만 구독자 유튜브 채널을 보유하고 있었다.
구독자 100만명을 넘어선 채널이 받을 수 있는 ‘골드버튼’의 주인공은 조선일보(조선일보, 134만명)로, 신문·통신사 중에선 유일했다. 연예정보 콘텐츠를 올리는 연합뉴스의 ‘TongTongCulture’ 채널은 구독자 91만5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연합뉴스 유튜브 채널들의 경우 연달아 구독자 수 순위 2~4위를 차지하고 있어 눈에 띈다. 1~4위까지 구독자 수가 100만~80만명대였다가, 이후 순위(뉴스1TV, 한겨레TV 채널 순)부터 60만~50만명대로 떨어졌다.
10만 이상 구독자 채널 32개 중에선 연합뉴스가 운영하는 채널(TongTongCulture·연합뉴스·KOREA NOW·NORTH KOREA NOW)이 총 4개로 가장 많았다. 한국경제·머니투데이·매일경제 등은 3개 채널, 중앙일보·조선일보·스포츠서울·서울경제·국민일보 등은 2개 채널이 포함됐다.
영상 업로드 수는 연합·중앙·조선 순
구독자 수가 많은 신문·통신사 유튜브 채널들이 대체로 더 많은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24일 기준, 10만 구독자 이상 32개 채널들은 90일 동안 평균 약 176개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구독자수 33~50위 채널들의 평균은 약 73개였다.
90일 간 가장 영상 업로드 수가 많은 채널은 ‘연합뉴스’로 총 1370개 영상이 게재됐다. 하루에 영상 콘텐츠를 약 15개를 올리는 셈인데, ‘중앙일보’(90일간 844개), ‘조선일보’(607개). ‘스포츠서울’(412개), ‘TV매일신문’(356개) 등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연합뉴스 채널은 국제이슈, 사건·사고, 사회이슈 등 주로 발생 기사 성격의 영상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해당 콘텐츠들의 영상 출처엔 로이터, 연합뉴스TV 등이 표기돼 있었는데 자체 영상을 찍어야 하는 신문사들보다 영상 공급에 있어 뉴스통신사라는 매체 특성이 이점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연합뉴스가 밝힌 유튜브 채널 제작인원은 △부서장 7명 △영상취재(카메라) 5명 △기자·PD 25명 △영상편집 22명 △영어 크리에이터·인턴기자 13명 등으로, 영상 담당 인력도 타 신문사들보다 많은 편이었다.
다만 이 같은 업로드 수는 ‘KBS News’(90일 간 1만3500개, 지난 2일 기준), ‘MBCNEWS’(1만2100개) ‘SBS 뉴스’(1만1200개) 등 방송사 채널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유튜브 시장에서 신문·통신사들이 풍부한 영상 아카이브와 인력 등으로 중무장한 방송사와 경쟁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10만 이상 채널 특징 ‘재테크·K팝·종합’
10만 구독자를 달성한 신문·통신사 유튜브 채널들은 주로 어떤 콘텐츠를 내놓고 있을까. 채널별 특징을 분류해보니 10만 이상 구독자 32개 채널 중 재테크, 부동산, 주식, IT 등 경제 분야 채널이 12개로 가장 많았다. ‘한경글로벌마켓’ ‘듣똑라’ ‘집코노미’ ‘땅집고’ ‘한경코리아마켓’ ‘매부리TV’ ‘티타임즈TV’ ‘매경 자이앤트TV’ ‘매경 월가월부’ ‘싱글파이어’ ‘1q60일큐육공’ ‘부릿지’ 채널 등이다. 대부분 2018년~2020년 주식·부동산 열풍을 타고 생겨난 경제지 유튜브 채널들로, 빠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K팝·연예정보·영화 등 대중문화 관련 영상 콘텐츠를 올리는 5개 채널(TongTongCulture, 스포츠서울, 나돌_NADOL, 오영이무비, 서울가요대상)도 구독자 10만명 이상을 확보해 강세를 보였다. ‘KOREA NOW’(한국 이슈) ‘NORTH KOREA NOW’(북한 정보) ‘KST by The Korea Times’(한국 문화) 등 해외 구독자를 타깃으로 한 영어 채널이 구독자 수 상위권에 들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그밖에 정치·사회·국제 등 뉴스 전반을 다루는 종합 성격의 채널(조선일보, 연합뉴스, 뉴스1TV, 한겨레TV, 중앙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헤럴드스토리)들이 32개 채널 안에 들어갔다.
조회 수 일등공신 ‘숏츠·윤석열·우크라이나’
신문·통신사 유튜브 채널 내 최다 조회수 영상들을 살펴보면 유튜브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특성이 잘 나타난다. 구독자 수 상위 50위 채널들의 90일 간 조회 수 높은 영상 1~3위 제목들을 모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를 통해 단어 빈도수를 분석한 결과, ‘shorts’(숏츠)가 14번으로 가장 많았다. 보통 여러 채널들이 유튜브 숏폼 영상 제목에 해시태그로 #shorts를 붙이는 경우가 반영된 결과다. 숏폼 영상의 조회 수가 롱폼·미드폼 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취재대행소 왱’의 <왜 동네 철물점은 안 망할까?> 숏폼 영상은 2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해 채널 내 1위를 차지했는데, 3위인 <유럽 사람들은 왜 수동변속 차를 많이 탈까?>의 조회 수(62만)를 크게 상회했다.
정치 콘텐츠 중에선 대통령 관련 이슈가 유튜브 이용자들의 클릭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인물 중 ‘대통령’ ‘윤석열’ 등이 포함된 키워드 빈도수는 총 11번으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김건희’ ‘김건희 여사’ 등의 단어도 있었는데 4번의 빈도수로 나타났다.
국가 중에선 ‘Korea’(코리아) 단일 키워드 빈도수가 7번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우크라’ ‘우크라군’ 등 우크라이나가 포함된 단어의 빈도수는 8번, ‘러시아’ ‘러 흑대함대’ 등 러시아가 포함된 키워드 빈도수는 7번으로, 두 국가의 키워드를 합친 빈도가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이 키워드들 대부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콘텐츠 제목에 포함돼 있었는데, 해당 영상들이 이용자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
경제 용어에선 ‘배당’을 포함한 키워드가 빈도 16번으로 해당 단어를 포함한 제목들이 많은 클릭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 ‘주식’ 관련 단어가 10번, ‘부동산’이 9번, ‘투자’가 7번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성 특화된 지역 신문사 유튜브 채널 눈길
신문사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1위인 ‘조선일보’는 팬덤이 형성된 일부 기자들의 라이브를 통해 채널 경쟁력을 견인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김광일쇼’, ‘박은주·신동흔의 라이브’ 등 정치 관련 라이브 코너가 대표적이다. 신문사 채널 중 구독자 수 2위인 ‘한겨레TV’도 기자들이 진행하는 시사·정치 분야 영상 콘텐츠가 강세다. 논설위원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시각·분석을 전하는 ‘논썰’, 김완·송채경화 기자가 진행하는 ‘시사종이땡땡이’ 등 코너 2개가 채널 내 조회 수 높은 영상 1~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역 이슈, 지역 스포츠, 여행 등 지역성을 강점으로 한 지역 신문사들의 영상 콘텐츠도 주목된다. ‘TV매일신문’ 채널의 조회 수 1위는 <한 봉지에 7만 원..? 1박2일 옛날과자 서문시장에서 사봤습니다>였는데, 당시 이슈가 됐던 재래시장 바가지 논란에 맞춰 지역 현장성을 살린 영상이다. ‘부산일보’ 채널의 경우 조회 수 높은 영상 대부분이 해당 지역이 연고지인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 관련이었다. <7연승 후 함성으로 가득찬 사직> <11년 만에 7연승한 롯데 현장 분위기> 영상 등이 각각 조회 수 1위,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신문·통신사들의 다양해진 버티컬 유튜브 채널들도 눈길을 끌었다. 신문·통신사 유튜브 채널 136개를 조사한 결과 이데일리가 11개로 가장 많은 채널을 운영 중이었는데 부동산 채널인 ‘복덕방기자들’ 외에도 ‘위드채널’(다문화), ‘하이니티’(10대 분석)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개별 채널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국민일보의 ‘개st하우스’(유기동물)·‘롤민일보’(e스포츠), 국제신문 ‘근교산’(등산), 한겨레 ‘육퇴한밤’(육아 정보)·‘슬랩slap’(젠더), 동아일보의 ‘떴다떴다변비행’(항공) 등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를 전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고민도 엿보인다.
국민일보 ‘취재대행소 왱’, 한겨레 ‘한겨레TV’ 채널 멤버십 도입
한겨레의 ‘한겨레TV’와 국민일보의 ‘취재대행소 왱’(왱) 유튜브 채널에는 각각 월 4990원, 2990원을 후원하는 구독자들이 있다. ‘하니핵관’ ‘왱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들은 회원만 볼 수 있는 영상, 회원용 배지·이모티콘 등의 혜택을 받는다. 두 채널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채널 멤버십’ 기능을 도입했다.
2012년 유튜브에 진출한 한겨레TV는 ‘공덕포차’로 대표되는 시사·정치 라이브 토크쇼로, 왱은 2017년부터 ‘의뢰하면, 취재한다’라는 영상 콘셉트로 꾸준히 구독자를 확보해나가고 있는 채널이다.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거나 전문성 있는 채널들이라 채널 멤버십 도입이 가능했다.
지난 6월 채널 멤버십 기능을 시작한 한겨레TV는 수익 다각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경주 한겨레 영상센터장은 “최근 공덕포차 공개 방송을 진행했는데 멤버십 회원들에게 참여 기회를 주었다”며 “충성도 높은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면서 수익도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고 등 기존 유튜브 수익엔 한계가 있어 한겨레TV는 온라인 숍을 운영하기도 했다”며 “이제 막 시작한 거라 다음 달까지 후원을 연장할 수 있게 할 소통 방법을 고민 중이다. 후원 가격대를 다양화해 드릴 수 있는 혜택을 넓혀가 보려 한다”고 했다.
왱은 약 2년 전 유튜브의 채널 멤버십 서비스 출시에 맞춰 이 기능을 도입했다. 백상진 국민일보 영상센터 팀장은 “구독자들이 훨씬 애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주기 위해 시작했다”며 “채널 운영자들이 만든 혜택들을 이용하는 등 구독자들의 참여를 높이면 채널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두 신문사 모두 영상콘텐츠 중요성을 강조하며 뉴스룸과 별도로 영상센터 조직을 통해 유튜브 채널들을 운영하고 있다. 한겨레는 PD, 기자, 카메라감독 등 20여명의 영상 인력이 있고 국민일보의 경우 PD, 디자이너, 인턴기자 등 17명 정도가 영상을 담당하고 있다.
뉴스 이용이 빠르게 온라인 영상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양상 속에서 영상을 보조적 수단으로 여기는 뉴스룸 내 인식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신문사에서 영상을 하기엔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담당자들은 말한다. 백상진 팀장은 “뉴스회피 현상이 강한 2030세대가 포털로 돌아갈 거라고는 보진 않는다”며 “결론적으론 유튜브를 통한 수익화 가능성이 커질 거라고 본다. 이미 작년, 재작년 방송사들은 유튜브 채널이 유력한 수익원이라는 걸 경험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신문사는 방송사보다 조건이 여의치가 않다. 여전히 지면 광고 위주의 시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뉴스룸 자체의 큰 인식 변화가 없다면 당장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경주 센터장도 “영상센터가 뉴스룸국과 분리됐다는 건 매출까지 안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유튜브 전체적으로 보면 정치·뉴스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며 “스튜디오H라는 조직이 이번에 생겼는데 유튜브의 한계를 넘기 위해 시사보도 분야 외에 웹 드라마 등 대중문화 영역에 진출해보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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