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A&T 조직개편에 구성원 반발... 120명 피켓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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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 A&T가 시행한 조직개편을 두고 구성원의 반발이 거세다. SBS 뉴스영상을 담당해온 보도영상본부를 폐지하고, 여러 부서를 통·폐합했는데 많은 혼란이 생길 상황임에도 구성원 사전 의견 수렴 없이 개편안을 당일 기습적으로 통보해 비판이 나온다.

SBS A&T, 뉴스영상 맡던 보도영상본부 폐지… 방송제작본부로 통폐합

SBS A&T 조직개편안을 두고 구성원들이 “사측의 밀실 개편”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11일 언론노조 SBS본부가 SBS 목동 사옥에서 진행한 ‘SBS A&T 졸속개편 반대’ 피켓 시위. /언론노조 SBS본부 제공


사측의 조직개편안 발표 이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에 이어 한국영상기자협회 SBS A&T지회, 한국영상기자협회, SBS기자협회, SBS방송기술인협회, SBS 방송촬영인협회 등 총 7개 언론현업단체가 잇따라 사측의 “밀실 개편”을 규탄하며 “조직개편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언론노조 SBS본부는 SBS 목동·탄현 사옥에서 ‘SBS A&T 졸속개편 반대’ 피켓 시위를 진행한다. 10일 진행된 피켓 시위엔 조합원 120여명이 참여했다.

의견수렴 없는 조직개편, 인사 당일 통보

지난달 30일 SBS 자회사인 SBS A&T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에서 사측은 영상취재팀 등이 있던 보도영상본부와 영상제작팀(예능·드라마 영상 제작), 중계기술팀 등이 배치됐던 기술영상본부를 ‘방송제작본부’로 통합했고, 경영사업국을 본부 급인 ‘기획실’로 격상했다. 또 영상제작1팀과 영상제작2팀을 영상제작팀으로 합치고, 하나였던 중계기술팀은 대형중계차는 방송기술팀, 소형중계차는 뉴스기술팀으로 분리했다. 이날 이동희 SBS A&T 대표이사 사장은 조직개편에 대한 담화문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하고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한다며 “수익사업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개편에 대해 SBS A&T 구성원 91.5%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SBS본부가 6~10일 SBS A&T지부 조합원 383명을 대상(응답률 80%)으로 진행한 ‘사측이 단행한 기구개편과 보직 인사’ 관련 긴급 설문조사에서 나온 결과다. ‘기구개편과 보직 인사를 반대하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선 ‘구성원 의견 반영하지 않은 밀실 개편’(77.9%) ‘무리한 통폐합으로 인한 현장 혼란’(76.4%) 등이 꼽혔다.


SBS A&T 구성원은 보도영상 조직을 업무 연관성 없는 방송제작본부로 통합시켜 “영상 저널리즘이 말살”됐다고 지적한다. 방송기자연합회 SBS A&T지회는 지난 7일 성명에서 “영상취재, 영상편집, 송출까지 SBS A&T에서 보도영상을 담당하는 일련의 과정은 공정한 보도를 위해 조직 운영의 자율성과 전문성 보장이 필수”라며 “이번 조직 개편으로 SBS 보도 공정성을 위한 기본 합의와 SBS A&T 구성원의 보도 분야 전문성에 관한 긍지와 자부심이 무참히 짓밟혔다”고 비판했다.


사측은 사전 구성원 의사 청취 없이 발표 5시간 전에야 조직개편안을 노조에 통보하기도 했다. 특히 2021년 합의한 단체협약에 따라 SBS A&T 보도영상본부장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를 실시해야 하는데 보도영상본부가 없어졌음에도 사측은 노조와 평가제 적용 대상자에 대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보도영상부문 최고책임자에 대한 ‘중간평가제’와 ‘긴급평가제’를 향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일언반구도 없다. 단체협약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무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부서 해체로 현장에서 혼선이 가중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SBS 방송기술인협회는 지난 6일 성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보도 중계 현장 특성상 조직개편 된 4명의 인원만으로 모든 뉴스 중계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보도,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이벤트로 단기간 증가하는 업무량을 고려하여 중계 인원과 시설을 유동적이며 통합적으로 배치하며 대응해 온 중계기술팀의 업무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 조직개편”이라고 지적했다.


정형택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지난 8일 조합원에 보낸 편지에서 “비용 절감밖에 모르는 낙하산 사장이 임명됐을 때부터 퇴행은 예견됐다”며 “조합원 열 명 중 아홉이 반대하고 있는 이번 기구 개편을 되돌리기 위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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