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언론자유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47위를 기록했다.
국경없는 기자회(Repoters Without Borders, RSF)가 3일 발표한 ‘2023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80개국 중 47위였다. 한국 언론 상황에 대해 RSF는 “언론계가 아닌 다른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언론 매체를 인수하며 이해 상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언론자유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는데 언론중재위원회 2020년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대언론 소송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언론인들은 때때로 온라인 괴롭힘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보호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괴롭힘은 전화, 문자, 이메일을 통해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인터넷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법적 조치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했다.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 순위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3위에서 2018년 43위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2019년엔 4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2020~2021년 42위, 2022년 43위로 3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선 동티모르(10위), 뉴질랜드(13위), 사모아(19위), 호주(27위) 대만(35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호주(12계단 상승한 27위), 말레이시아(40계단 상승한 73위)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정부의 변화로 미디어 환경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전체 순위에서는 노르웨이가 7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아일랜드, 3위 덴마크, 4위 스웨덴, 5위 핀란드 순이었다. 순위 최하단 세자리는 베트남(178위), 중국(179위), 북한(180위) 등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RSF는 “올해 지수는 디지털 생태계 내 페이크 콘텐츠 산업이 삽시간에 언론자유에 미친 영향을 집중 조명했다”며 “118개국의 설문 응답에서 자국의 정치인들이 대규모 허위 정보 또는 선전 캠페인에 자주 또는 조직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답이 다수였다. 콘텐츠를 조작할 수 있는 초유의 힘이 양질의 저널리즘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저널리즘 자체를 약화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언론자유 지수는 RSF가 180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언론인 및 언론 매체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를 정량적으로 집계하고 언론인 및 학자, 인권 옹호자 등 RSF가 선정한 언론자유 전문가 수백 명이 100개 이상의 질문에 응답한 정성적 분석을 바탕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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