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한겨레·오마이뉴스·MBC=문제있음·안티언론

"두산이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

언론 성향분석 메모 발견돼…오마이뉴스 기자고소도



고 배달호씨 분신사망이후 노동계와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일부 언론을 ‘안티언론’ ‘문제있는 언론’으로 표현한 메모가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분신대책위측이 지난 12일 입수, 공개한 회사 간부들의 수첩에서 “경향 오마이뉴스 한겨레 MBC 문제가 있음” “안티언론-경향 한겨레 MBC Ohmynews” “MBC 편파보도”등의 문구가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수첩은 사측 간부 2명의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지난 1월 27일, 28일 간부회의 도중 이같은 내용을 자신의 수첩에 기록한 것으로 쓰여있다. 두산은 또 배씨 분신이후 현장에 상주하면서 지속적인 기사를 내보낸 오마이뉴스 경남지역본부의 윤성효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해 ‘가압류 등 사측에 불리한 보도를 하는 언론사를 대상으로 언론통제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 두산은 분신대책위에서 폭로한 수첩 주인의 이름을 실명으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윤 기자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두산 홍보팀 이수영 부장은 “수첩에서 거론된 안티언론 등의 표현은 일부 간부들이 개인적인 생각을 메모한 수준의 것으로 회사측 입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윤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건에 대해서는 “공정한 보도를 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오마이뉴스 보도가 계속 사측의 입장을 배제한 채로 기사화돼 올바른 여론을 위해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두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단체들은 ‘두산이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특정언론을 ‘문제언론’으로 지목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탄압”이라면서 “문제언론으로 지목한 언론사에 사과하고 정당한 취재활동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경남민언련과 민주노총도 16일 각각 성명을 발표해 두산의 언론통제를 비난했다. 경남민언련은 “두산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지 마라”는 성명에서 “언론보도가 명예훼손이 되려면 진실이 아니거나 공익이 아닌 비방의 목적이어야 한다”면서 “잘못된 보도라면 언론중재위의 정정보도 요청 등을 통해 얼마든지 시정을 촉구할 수 있는데도 곧바로 법에 호소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 전관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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