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54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언론계 인사, 수상자 및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한국기자상 심사엔 총 92건의 후보작이 올라 이 가운데 1편의 대상을 포함, 2022년을 대표하는 수상작 9편이 선정됐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요즘 기자로 일하기 참 힘든 세상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투철한 기자 정신과 사명감으로 언론의 본령을 잊지 않고 땀과 열정으로 언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수상자 여러분께 각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기자상은 여러분들의 노력에 대한 작은 보답이자 격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2020년에 이어 2년 만에 대상 수상작이 나왔다. MBC의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尹 대통령 사적수행·사적채용 논란> 보도가 그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말로만 떠돌던 사적 수행 논란을 성실하고 집요한 취재로 처음 구체적 물증을 통해 확인한 사항을 보도함으로써 대통령 권력과 사적 이해 관계의 혼입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대통령실의 관련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 기사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평했다.
취재보도부문에선 CBS의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이 선정됐다. 심사위는 “정치권과 산업계에 대한 전방위적인 취재를 통해 쌍방울을 둘러싼 의혹과 쌍방울과 경기도의 유착을 파헤치는 연속 기사를 쏟아냄으로써 이 문제를 쟁점화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기획보도부문에선 경향신문의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보도와 한겨레신문의 <살아남은 김용균들> 보도가 나란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심사위는 각각의 보도에 대해 “6070여성들의 주부 노동을 젠더, 페미니즘 관점에서 재해석함으로써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취급돼왔던 여성 노동의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환기시킨 수작” “산재사고를 다룰 때, 사망자가 나와야 '이야기 되는'는 기사로 취급하는 언론 관행에서 벗어나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죽음과 맞먹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산재 기록과 삶을 진정성 있게 추적했다”고 호평했다.
지역 기획보도부문에선 총 4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경남신문 <지역소멸 극복 프로젝트 ‘경남신문 심부름센터’>, 부산일보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국제신문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G1방송 〈ASF 울타리 복마전: 2천억은 어디로 갔나〉 등이다.
심사위는 경남신문 보도에 대해 “소멸 위기지역을 무심하게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언론 기자들이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마을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소한 일상과 물리적 불편을 기사화한 ‘참여 관찰형 저널리즘’을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부산일보 보도에 대해서도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산복마을의 한 공간에 기자들이 빨래방을 열어 6개월 동안 주민들을 직접 만나 취재한 것으로 역시 참여 관찰 저널리즘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신문, G1방송 보도에 대해 각각 “형제복지원(1975년)에 묻혀서 드러나지 않았던 1960년대 부산 최대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수용자들 피해 실태 심층 보도를 통해 1960~1970년대 사회복지시설의 사회적 약자착취 실태에 대한 체계적인 진상규명 계기를 마련” “당연히 여기던 것을 의문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했을 뿐만 아니라 담당자들의 시인을 받아내는 등 완성도 높은 취재를 했다”고 평했다.
사진보도부문 수상작으로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 순간을 담은 서울경제신문 <우주 독립의 날>이 선정됐다. 심사위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사진 취재를 허가한 장소가 발사대에서 직선거리로 2Km 떨어진 곳이었음에도 누리호가 도약하는 순간을 생동감있게 담아 역사적인 기록이 되게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선양 특파원으로 재직 당시 순직한 고 조계창 기자를 기리기 위해 2010년 한국기자협회와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제정해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조계창 국제보도상’ 수상작에는 SBS <김수형의 글로벌 인사이트>가 선정됐다. 심사위는 “위싱턴 특파원을 역임한 김수형 기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의료보좌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국무총리 등을 심층 인터뷰 하는 등 주요 국제이슈와 관련된 주요 인물들을 시의 적절하게 인터뷰해 특별하고 차이 나는 특파원 저널리즘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한편 한국기자상은 1967년 뛰어난 보도활동과 민주언론 창달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기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중견 언론인, 언론학자, 변호사 등 각계 1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가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며, 전통과 권위 등 여려 면에서 명실상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상으로 평가받는다.
다음은 54회 한국기자상(2022년)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대상
△MBC 이기주·이정은·신수아 기자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尹 대통령 사적수행·사적채용 논란>
◇취재보도부문
△CBS 윤준호·김태헌·홍영선·박희원·김구연 기자 <쌍방울·이화영·아태협 ‘대북 커넥션’ 의혹>
◇기획보도부문
△경향신문 젠더기획 특별취재팀(장은교·심윤지·이아름·최유진·조형국·이수민·이하늬·이준헌·김윤숙 기자)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
△한겨레신문 정환봉·장필수·김가윤·백소아 기자 <살아남은 김용균들>
◇지역 기획보도부문
△경남신문 도영진·김승권 기자 <지역소멸 극복 프로젝트 ‘경남신문 심부름센터’>
△부산일보 김준용·이상배 기자 <산복빨래방-세탁비 대신 이야기를 받습니다>
△국제신문 신심범·정지윤·김성룡 기자 <부산 부랑인 집단수용시설 인권 유린의 기원 ‘영화숙·재생원’ 피해 실태 추적>
△G1방송 원석진·김민수 기자 〈ASF 울타리 복마전: 2천억은 어디로 갔나〉
◇사진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오승현 기자 <우주 독립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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