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지분 매각, 새 보도채널 선정 수준으로 심사해야"

'YTN 민영화 추진 문제점'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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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의 1대 주주인 한전KDN이 23일 이사회를 열어 YTN 지분 매각 안건을 논의한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YTN 지분 매각을 포함한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을 의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전KDN 노동조합은 “회사의 자산을 급하게 헐값 매각하는 것이 과연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YTN 주식 매각 중단을 촉구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인 만큼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전KDN은 거의 유일한 자산인 YTN 지분을 청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YTN은 25년 만에 최대주주가 바뀌게 되는 대격변을 앞두게 됐다.

‘YTN 민영화 추진 문제점과 바람직한 소유구조 모색’ 긴급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 민영화 저지 공공성 강화 대책위원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주최로 22일 국회 의원회관 9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 결정은 단순히 YTN이라는 ‘일개’ 보도전문채널의 주인이 바뀌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1997년 자본 잠식 상태의 YTN을 회생시키기 위해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을 대주주로 끌어들였던 건 언론의 공적 기능 유지 때문이었다.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신규 보도채널을 선정할 때도 신청사 5곳 중 민간 자본은 배제되고 공적 소유구조의 연합뉴스만 허용됐다. 이처럼 과거 보수정권에서도 유지됐던 정책 방향을 바꿀 때면 정부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8일에도 “공기업들이 YTN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돈이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YTN 민영화 추진 문제점과 바람직한 소유구조 모색’ 긴급토론회에서 신호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은 “지금 나와 있는 이유는 돈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YTN의 시가총액은 3000억원 정도(22일 기준)지만 남산 서울타워와 상암동 뉴스퀘어, 1000억원대의 유보자금을 합하면 자산가치만 7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많은 자본이 YTN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기업인 호반건설, 대기업집단이 전체 지분의 82%를 보유한 한국경제신문 등이 대표적이다. 신 전 지부장은 “사회적 책임은 무시한 채 그저 돈만 많이 싸들고 오는 탐욕적 자본이 뉴스채널의 최대주주가 되는 상황은 언론의 공공성을 보장토록 한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고 규정했다.


YTN은 보도채널이면서 유일한 보도 전문 라디오 방송사업자이고, YTN 사이언스 등을 보유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이기도 하다. 보도채널은 미디어렙 없이 광고 직접영업이 가능하고, 의무재전송 대상이다. 또한 YTN 사이언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방송채널사업 위탁사업자로 과학진흥기금 등 공적기금을 지원받는다.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협력실장은 “YTN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건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다. 24시간 보도채널에 지상파방송, 서울타워 같은 부동산 자산에 정부 사업 위탁까지 받게 된다”며 “공적 서비스가 민간사업자에 넘어가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YTN 지분이 공기업의 핵심·고유업무와 무관하다”는 정부 측 주장을 “반쪽만 맞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YTN도 정부가 허가하고, 승인하고, 정부의 공적 재원을 투여해서 운영하는 공적 사업자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정부는 YTN 지분 매각이 YTN이 수행하는 핵심업무와 공적 책무에 미치게 될 영향을 반드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에 대해 정부는 왜 매각이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지 답해야 하고,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면 부실매각이란 평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지분 매각 이후 이뤄질 YTN 최다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는 신규 사업자 선정에 준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도채널은 방송통신위원회 승인 심사 대상, 지상파는 허가 심사 대상인데, “최다출자자 변경은 뉴스채널 사업자를 새로 선정하는 것과 같으므로” 2010년 신규 보도채널 선정 수준의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동원 실장은 “방송사업 기본계획을 방통위에 제출하고, 방통위는 YTN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거기에 맞춰 자본의 성격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찬 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사후승인은 잘못”이라며 “애초에 방통위가 매각이 추진되는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사전 동의절차 같은 걸 두거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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