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저널리즘 구하기’를 대주제로 지난 4월부터 연속 세미나를 개최해온 한국언론학회 저널리즘특별위원회가 이를 결산하는 마지막 3차 세미나를 지난 21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었다. ‘한국 저널리즘 신뢰 회복을 위한 현실적 제안과 실천’이란 주제의 이 날 세미나에선 좋은 저널리즘을 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법 제도와 미디어 환경, 뉴스 생산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과 의견이 제시됐다.
이봉현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장은 ‘좋은 저널리즘을 위한 노력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소개한 뒤 언론 윤리가 현장의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특히 데스크를 대상으로 한 언론 윤리 교육 강화를 주장했다. 이종엽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대변인(프라임경제 대표)은 저널리즘 신뢰를 “자체생산 기사”에서 찾으며 보도자료 기사 작성과 출입처 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독자 대표로 참석한 김선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학생은 “우리 언론이 여태껏 다루지 않았던 가치들에 집중하고 정치·사회·경제 뉴스도 더 공정성을 갖길 소망한다”고 했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투명성의 구현이 신뢰 회복의 시작”이라고 강조하며 몇 가지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뉴스룸의 의사결정 과정을 과감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보이지 않으니 더 의심하는 거다. 플랫폼 기업에만 투명성을 요구하지 말고 언론사부터 실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은 또 현재 인터넷신문 시사위크가 시행 중인 ‘기사 수정 이력제’가 언론 전반에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위원은 “특정 사안 발생 시 언론사들은 속보 전쟁으로 우선 기사를 송고한 뒤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하는데, 일단 발행되면 관련 내용이 다른 언론사들에 복제되어 광범위하게 유포될 수 있다”며 “디지털 공간에 발행된 기사에 수정 이력을 공개하도록 한다면 언론사들이 기사 발행 전 사실 확인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현장 기자’를 대표해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전현진 경향신문 뉴콘텐츠팀 기자는 이런 노력만으로 저널리즘의 품질을 높이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능하겠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좋은 저널리즘, 신뢰받는 저널리즘의 구현이 시장에서 인정받거나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문제의식에서다. 그는 “선정적이고 평판이나 신뢰를 하락시키는 기사들은 어떻게 보면 즉각적인 효과나 보상을 제공해 주는데, 윤리적인 기자들은 그런 보상이 없다는 점에서 인센티브적인 측면도 시장에서의 생존이란 관점에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전 기자는 “좋은 보도를 욕심내는 기자들이 많지만 매일 회의감과 불안함을 느낀다”면서 “현장 기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이런 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 산업 전반에 대한 문제나 기자들의 노동 측면에서도 저널리즘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방법을 같이 고민해달라”고 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