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과 김상열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이 서울신문 기사 일괄 삭제 사태를 방송할 예정인 KBS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KBS 시사기획 창은 5일 밤 10시 KBS1 TV에서 <누가, 회장님 기사를 지웠나> 편을 방송할 예정이다. 시사기획 창은 예고편에서 “2019년 7월에서 11월 사이 서울신문이 보도한 ‘호반건설 대해부’ 시리즈가 사라졌다”며 “취재 대상이 대주주가 되면서 삭제된 비운의 기사들을 검증해봤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2019년 7월15일부터 11월25일까지 4개월간 ‘호반건설 대해부’ 기획 시리즈 57건을 보도했다. 당시는 호반이 포스코로부터 서울신문 지분을 사들이며 서울신문 인수에 눈독을 들이던 때다. 서울신문은 호반의 주식매입을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짓고 대주주로 적합한지 점검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올해 1월16일 서울신문이 보도한 호반건설 비판 기사 57건이 포털과 서울신문 홈페이지에서 일괄 삭제됐다. 호반은 지난해 10월 서울신문 지분 47.58%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2개월 뒤 김상열 회장은 서울신문 회장에 취임했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진에 따르면 호반건설과 김상열 회장은 4일 KBS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호반 측이 KBS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의 방송금지 가처분 결정은 5일 오후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호반 측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호반건설에 대한 기사가 삭제된 것은 서울신문 사장 등 6명의 자율적인 판단과 결정에 따른 것이고 호반건설이 지시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 사건 방송은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보도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 해당해 언론의 자유의 보호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사기획 창) 방송은 호반건설이 위법행위에 관한 진실된 기사와 보도를 삭제하도록 강요함으로써 호반건설의 위법행위를 은폐했다는 인상을 주는 내용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하여 호반건설과 김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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