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업체에 매각된 매일신문…노조 "밀실매각 규탄"

천주교 대구대교구, 코리아와이드에 매일신문 지분 98.92%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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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홈페이지 갈무리

매일신문이 대구경북 운송업체인 코리아와이드에 매각됐다.

매일신문 대주주인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지난 17일 코리아와이드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매일신문 지분 98.92% 전량을 매각했다. 여운동 매일신문 사장은 18일 취임 후 첫 실·국장 회의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여운동 사장은 매각 이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카톨릭 교구가 언론사를 소유한 사례가 대구대교구밖에 없다” “교구가 언론사를 운영하는 게 맞지 않다는 내부 비판의 목소리 계속 있었고, 교구 내 쇄신위원회에서도 몇 년 전부터 매각을 검토해 왔다”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와이드 측은 18일 매일신문 노조와 만나 “지역사회 언론을 주도하는 매일신문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아달라는 대구대교구의 당부가 있었다”며 “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에 매일신문 구성원은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한윤조 전국언론노조 매일신문 지부장은 “3주 전부터 이 소식을 접해 계속 확인을 했지만 교구 측은 ‘사실무근이다. 그럴 일 없다. 동요하지 마라’는 거짓말로 일관해 왔다”며 “조직원들의 의견이 묵살된 채 밀실매각이 이뤄진 데 대해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매일신문지부는 18일 ‘천주교대구대교구, 매일신문 72년 역사 배신했다’ 제하의 성명에서 “72년 동안 사회의 공기인 신문사를 지배해온 천주교대구대교구는 마지막까지도 조직원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비밀에 부쳐진 매각은 극소수의 인물만 참여한 채 이뤄졌고, 다음날에야 공개적 입장표명도 아닌 실국장 회의를 통해 매각 사실을 전했다. 이번 매각을 철저하게 조직원과 지역 시민사회의 의중이 배제된 ‘밀실매각’으로 규정하고, 천주교대구대교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구는 그동안 갖가지 핑계로 조직원들의 삶을 밑바닥까지 떨어뜨린 저임금 및 열악한 처우 구조를 개선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그런 와중에도 특정 정치적 관점을 강요하고 부당한 편집권 간섭을 일삼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제대로 된 매각이라면 적어도 조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 뒤 조직원들의 삶과 신문사의 미래를 담보해줄 수 있는 모기업을 찾는 것이 적절한 수순”이라며 “언론 사주로서 지켜야 할 책무와, 함께해 온 조직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저버린 천주교대구대교구에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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