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오피니언 여성 필진, 10명 중 불과 2명

[전국 일간·경제지 6곳 비교 분석]
매경, 여성 비율 6.2%로 최저
서울, 여성 33.7% 가장 높아

세대·직업 다양성 부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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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율 30%. 대체로 정부나 기업 등에선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 비율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있지만, 해당 목표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여성 장관 비율은 22.2%에 불과하고, 2021년 전국 대학 교수와 상장법인 임원의 여성 비율은 각각 25.5%, 5.2%일 정도로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각계 전반에선 특정 성 비중이 너무나 쏠려있다. 여성 오피니언 필진 비율 30%라는 마지노선을 넘은 언론사들은 몇이나 될까.


기자협회보는 새해를 맞아 오피니언 필진을 개편한 서울 지역 전국 매체인 경향신문, 매일경제신문, 서울신문, 전자신문, 중앙일보, 한국경제신문 등 6개 신문사를 대상으로 오피니언 필진 성별 비율을 분석했다. 새 필진·전체 필진 소개 알림 기사와 개별적으로 확보한 필진 통계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다.


분석 대상 언론사 6곳의 여성 필진 비율은 평균 19.9%에 불과했다. 이들 언론사 필진을 모두 합쳐 성별 비율을 살펴봐도 남성 필진 수가 여성 보다 3.5배 많았다. 필진 514명 중 남성은 400명(77.8%), 여성은 114명(22.2%)이었다. 여성 필진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매일경제(6.2%)로, 10명 중 1명이 채 안되는 수치다. 전체 고정 필진 48명 중 3명만 여성이었다. 심지어 새로 추가한 필진 5명 중 여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여성 필진 비율이 30%가 넘은 곳은 서울신문이 유일했다. 서울신문의 전체 필진 89명 중 30명은 여성으로 33.7%을 차지했다. 앞서 지난 2020년 7월 서울신문은 필진 개편 사고에서 “필진의 여성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여 남성 지배적 사회에서 남녀 균형을 이루는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오피니언 개편에 이어 올해도 여성 필진 비율 3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새로 추가·교체한 필진 중 여성의 비율은 30%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신문은 올해 오피니언 면을 4개면으로 늘리며 대폭 필진을 보강했지만, 새 필진 34명 중 여성은 10명으로, 29.4%에 그쳤다.


경향신문과 중앙일보의 경우 새 필진의 여성 비율은 각각 42.8%, 40%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28명 중 12명을, 중앙일보는 20명 중 8명을 새 여성 필진으로 구성한 결과다. 두 언론사는 오피니언 개편 알림 기사에서 “여성 필진이 늘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전체 필진 성비는 여전히 남성에게 쏠려있었다. 중앙일보의 경우 전체 필진 91명 중 여성은 17명(18.6%)으로 평균치에 머물렀다. 또 경제 분야 전문가 16명이 모여 있는 ‘이코노믹스’ 코너 필진은 모두 남성이었다. 경향신문의 여성 필진은 149명 중 42명으로 28.1%였다. 성소수자, 장애인 필진을 구성하기도 했는데 파악된 성소수자와 장애인 필진 수는 3명으로, 전체 필진의 2% 정도였다.


경제지, IT 전문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여성 필진 비중이 적었다. 한국경제와 전자신문의 여성 필진은 각각 19.2%, 13.7%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한국경제는 새 필진 16명 중 3명(18.7%)을, 전자신문은 새 필진 20명 중 4명(20%)을 여성으로 선정했다.


필진 구성이 성별뿐만 아니라 세대, 직업 다양성 면에서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체 필진이 공개된 서울신문, 중앙일보, 전자신문, 한국경제의 필진 중 교수 비율은 45.7%로, 특정 직업이 과잉 대표돼 있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이번 필진 개편에서 세대 안배가 전혀 되지 않았다고 본다”며 “평기자들도 오피니언 필진을 추천할 수 있어 여성 필진과 2030세대 필진을 많이 올렸는데 그 중 50대 여성만 채택되더라. 아무래도 교수, 기관장, 원장 등의 직책을 가진 사람들로 주로 구성하는데 2030세대 중 이런 직책을 얻기 쉽지 않다. 여러 세대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오피니언 코너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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