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팬 마케팅, 혁신보다 현실이다

[이슈 인사이드 | 스포츠] 김용일 스포츠서울 기자

김용일 스포츠서울 기자

위드 코로나에도 프로스포츠 관중몰이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게 주요 종목 관계자의 대다수 견해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는 안전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상적인 시스템을 부분적으로 가동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얻고 있다. 그 중심엔 관중의 정상적인 스포츠 관람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프로스포츠는 입장료 수입, 즉 관중이 늘어나면 다른 부가가치가 정비례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100% 유관중 경기로 대부분 돌아섰는데 예상만큼 관중이 들어차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흥행 콘텐츠’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만 하더라도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100% 관중 입장이 허용됐지만 플레이오프까지 7경기 중 1경기만 매진됐다. 한국시리즈도 4경기 중 1경기만 만원 관중이었다. 프로 경기는 아니지만 또 다른 ‘흥행 보증수표’인 축구 국가대표 A매치도 마찬가지. 지난달 11일 3만5000석 규모의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UAE의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는 2년 만에 A매치 100% 유관중 경기로 열렸고 손흥민, 황희찬 등 스타 선수가 총출동했으나 만원 관중은 달성하지 못했다. 평일 저녁, 쌀쌀한 날씨 등 종목마다 이유가 나왔으나 과거엔 같은 조건에도 표 구하기가 어렵고 암표가 나돌았던 게 사실이다.
관중 동원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에 대해 현장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곳에 대한 감염 공포 잔존 △육성 응원 자제 방침에 따른 현장 관전 흥미 감소 △랜선 응원 등 언택트 형태의 관전 문화 장착 등 세 가지다. ‘팬이 언젠간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코로나 시대가 우리 삶을 얼마나 많이 바꿔 놓았는지 체감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결국 기존에 고수해온 관중몰이 성공방정식에서 벗어나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는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다. 최우선 화두는 객단가(1인당 평균 구매액)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종목에 존재하는 시즌권 제도부터 손 봐야 한다. 정상가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시즌 전체 관람권을 얻는 시즌권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코로나 시대에 여러 종목은 시즌권 소지자가 정상 관람을 못 해 복잡한 환불 절차 문제로 곤욕을 겪은 적이 있다. 현재 일부 종목 구단은 우선 예매권 개념의 멤버십 제도를 도입했다. 원하는 자리를 먼저 예매할 권리를 일정 금액에 파는 것으로 MD상품 등 시즌권 구매자와 유사한 가치까지 제공해 만족도가 높다. 이는 객단가를 유지하면서 상황에 맞게 관중을 유치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또 기존 프리미엄 좌석을 더욱더 늘려 충성도 있는 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 좌석보다 덜 혼잡하고 편안한 시설과 더불어 여러 즐길 거리를 얻는 프리미엄 좌석은 코로나 시대에도 가장 먼저 팔려나가곤 했다. 이 외에 선수·구단과 접점을 늘린 유료 랜선 응원 등 구단에 로열티를 느낄만한 팬 마케팅이 해결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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