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로 치닫는 세계일보 사장 비판 성명

정희택 사장, 협박·강요 혐의로 배연국 논설위원 고소
배연국 논설위원, 무고·명예훼손 등 맞고소 대응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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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이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배연국 논설위원을 지난달 26일 협박·강요와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배 논설위원은 정 사장을 무고,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해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배 논설위원은 지난달 10일 ‘세계일보 개혁의 첫걸음’이란 성명을 내어 “정희택 사장이 세계일보의 도덕적 가치를 훼손하고, 언론사 종사자로서의 자존감을 짓밟았다”며 “세계일보의 개혁은 부도덕한 사장 교체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정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두 차례 더 냈다. (관련기사: 세계일보 논설위원 "정희택 사장, 세계일보의 도덕적 가치 훼손")

정 사장의 고소는 세계일보 총무국이 낸 ‘배연국 논설위원의 성명에 대한 입장’을 통해 알려졌다. 세계일보 총무국은 지난달 31일 “최근 정희택 사장이 배연국 논설위원을 성명서 게시 전 주필 겸 논설실장으로 인사발령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한 사실에 대한 협박·강요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사유로 고소한 사실이 확인돼 사규에 따라 징계위원회 회부를 통해 진위를 가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배연국 논설위원이 낸 입장문(왼쪽), 지난달 31일 세계일보 총무국이 밝힌 입장문.

배 논설위원은 정 사장의 고소에 대해 무고 및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한다는 입장이다. 또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측이 징계위원회를 여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청했다. 오는 10월 정년퇴임을 앞둔 그는 회사 관례상 지난 8월부터 유급휴가 중이다.

배 논설위원은 지난 1일 입장문에서 “정년퇴임을 앞두고 얼굴 한번 나타내지 않는 사장을 찾아가 쓴소리한 것을 터무니없는 협박죄로 몰고 있다. 허위로 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사장이 고소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위원회를 연다면 직권남용으로 언론계에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징계위원회 회부와 관련해 세계일보 관계자는 “당장 배 논설위원을 징계하겠다는 건 아니”라며 “사장의 고소 사실에 대해 회사가 조사를 통해 어떠한 사유로 고소를 했는지, 배 논설위원이 사규를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따져보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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