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광주방송 팔고 전자신문 사들인다

전자, 호반에 지분 34% 매각 추진
구원모 대표 "투자금으로 TV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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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언론사 지분을 사고팔며 언론계를 흔들어놓고 있다. 호반건설은 최근 광주방송 지분을 내놓고, 전자신문 인수에 나섰다. 호반의 언론사 지분 정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전후로 오래전에 계획한 듯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지난 6일 광주방송 국장단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호반이 보유한 광주방송 지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광주방송 경영권을 계속 갖고 싶었는데 방송법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가까이 광주방송 경영권을 갖고 있던 그가 광주방송과의 결별을 알리는데 걸린 시간은 20분가량. 한 구성원은 “언젠가 광주방송 지분을 넘길 거라 생각했지만 그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고 했다.

 

방송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지상파방송사 지분 10%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29일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됨에 따라 광주방송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과 진아건설, 대성건설 등으로 구성된 JD인베스트먼트와 광주방송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정서진 부회장은 호반건설이 보유한 광주방송 주식 39.59% 가운데 35%, 진아건설과 대성건설은 4.59%를 매입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나이가 들면서 시골 출신인 내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나 고민해 왔다”면서 “지역민들을 위해 건강한 지역방송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에 인수하게 됐다. 오랜 기간 언론인으로 살면서 가진 노하우를 건강한 지역방송 만들기에 쏟고 싶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목포MBC, 무등일보를 거쳐 세계일보로 전직한 뒤 경제부장, 경영지원실장,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앞서 호반건설은 2019년 6월 사들인 서울신문 지분 19.4%를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광주방송과 서울신문 지분을 한꺼번에 정리한 호반건설은 전자신문의 대주주를 노리고 있다. 지라시를 통해 전자신문 인수설이 나돌자 구원모 전자신문 대표는 지난 7일 호반에 전자신문 지분 34%를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구 대표는 이날 자료를 통해 “호반그룹을 새로운 대주주로 맞이해 언론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원칙 아래, 현재 영등포에 위치한 전자신문 사옥을 호반그룹의 사옥인 우면동으로 이전하고, 호반그룹의 추가 투자를 통해 전자신문TV(가칭)를 설립하는 등 전자신문사가 추진 중인 미디어사업 확대 방향에 힘을 실어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 10일 오후 전자신문 사원들에게 협상 내용 등을 설명하고 자신은 2대 주주이자 전문 경영인으로서 신문사 운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반은 지난 3월 국내 케이블시장 2위 업체인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건설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전자신문이 IT전문매체라는 점에 주목하면 인수 배경을 추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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